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대세로 자리매김한 박성현(23·넵스)이 '장타퀸'에 이어 '버디퀸'에 도전한다.
박성현은 지난 시즌에 버디 312개를 잡아내 KLPGA 투어에서 뜻깊은 기록을 세웠다. KLPGA투어에서 한 시즌에 버디를 300개 넘게 잡아낸 선수는 박성현이 처음이었다.
박성현이 버디 300개를 넘게 잡은 데에는 그만큼 대회가 늘어난 덕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박성현의 남다른 버디 사냥 능력도 함께 빛을 발했다.
박성현은 지난해 라운드마다 3.71개꼴로 버디를 잡아냈다. KLPGA가 관련 기록을 집계한 이후 대회당 버디 3.7개를 넘긴 선수는 박성현을 빼고는 2008년 시즌 서희경(30)과 안선주(29) 등 두 명뿐이었다. 이후 7년이 지나 박성현이 등장할 때까지 라운드당 평균 버디 3.7개를 넘긴 선수는 없었다.
2014년 시즌을 석권한 김효주는 3.67개꼴로 버디를 잡았다. 지난해 상금왕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3.6개꼴로 버디를 생산했다. 박성현의 버디 사냥 능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제 박성현은 이번 시즌에 전인미답의 한 시즌 버디 400개 돌파라는 대기록에 도전한다. 박성현은 올해 매치플레이 대회를 제외한 8개 대회에서 25라운드를 치러 117개의 버디를 뽑아냈다. 라운드당 버디가 4.68개로 지난해보다 라운드당 거의 1개가 더 많다.
안성현 SBS 골프 해설위원은 "작년보다 100m 이내 샷이 몰라보게 정교해졌다"면서 "파5홀과 짧은 파4홀에서 수월하게 버디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박성현은 스트로크대회 27개에서 84라운드를 돌았다. 올해 84라운드를 채운다면 산술적으로 393개의 버디를 잡아낸다. 400개 돌파도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박성현의 버디 사냥 능력은 작년보다 부쩍 높아진 그린 적중률과 무관하지 않다. 작년 박성현의 그린 적중률은 76.98%로 6위였다. 올해는 무려 80.22%로 발군의 1위다. 18개 홀에서 14차례가량 버디 기회를 만든다는 뜻이다.
다만 박성현이 올해 시즌 초반에 미국 대회에 출전하느라 3개 대회를 결장한 것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23일 개막한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을 포함해 박성현은 앞으로 출전할 수 있는 대회는 19개다. US여자오픈과 브리티시여자오픈 등 해외 원정으로 두세 차례 결장한다고 보면 17개 또는 16개 대회를 더 치를 예정이다.
3, 4라운드 대회가 섞여 있어 대략 55라운드를 더 소화할 수 있다. 지난해보다 라운드 수가 줄어들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자칫 컷 탈락하는 대회라도 있다면 80라운드에도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