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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스포츠종합

[영원한 국가대표] 유도의 이경근 "어떤 고비도 슬기롭게 넘길 수 있어야 하죠"

1988년 서울 올림픽 남자 65㎏ 금메달리스트 이경근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유도단 감독./손진영 기자 son@



"누구나 시합에 나가면 한 번의 고비가 있어요. 그걸 넘기면 메달을 딸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고 좌절하면 메달을 못 따게 되는 거죠. 그래서 어떤 고비가 오더라도 슬기롭게 넘길 수 있어야 합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남자 65㎏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이경근(현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유도단 감독)은 당시만 해도 금메달 유망주가 아니었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고 같은 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좋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그에게는 유망주가 아닌 '기대주'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그러나 이경근은 주변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메달이라는 한 가지 목표만을 바라봤다. 스스로도 "평생 운동을 그렇게 많이 한 것은 그때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맹훈련을 하며 실력을 갈고 닦았다. "정말 최선을 다했어요.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도 메달을 못 따면 '하늘의 뜻'이겠구나 싶었죠. 메달에 대한 마음이야 간절했죠. 그럼에도 최선을 다한 만큼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만족하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갔습니다."

올림픽에서 유도는 하루 동안 여러 차례의 경기를 치러 메달의 주인공을 가린다. 그래서 대진표와 그에 따른 체력 분배가 중요하다. "운이 많이 따라야 하는 것 같아요.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는 운이 따르게 되고요." 서울 올림픽에서 이경근에게 찾아온 운은 막강한 금메달 후보였던 일본의 야마모토와 소련의 소콜로프가 일찌감치 탈락한 것이었다.

대신 이경근은 소콜로프를 한판으로 제압한 프랑스의 카라베타를 상대로 치열한 경기를 치렀다. 메달을 향한 여정에서 맞이한 처음이자 마지막 '고비'였다. "그때가 참 힘들었습니다. 메달을 따기 위해 넘어서야 할 고비였죠. 그런데 가까스로 이기고 나니까 몸이 제 컨디션을 찾게 됐어요. 그 뒤로는 여유롭게 경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결승에서는 폴란드의 파블로프스키와 맞붙었다. 이경근은 신기술 '가위치기'로 공세를 펼친 끝에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그렇게 최선을 다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음을 몸소 증명해보였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남자 65㎏ 금메달리스트 이경근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유도단 감독./손진영 기자 son@



이경근이 유도를 하게 된 것은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그의 아버지는 1958년 도쿄 아시안게임 시범대회에서 유도 우승을 차지한 고(故) 이석도다. 이경근을 비롯한 5형제는 아버지를 따라 모두 유도를 배웠다. 이경근도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유도 경기를 보면서 유도를 자연스럽게 익혔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유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고등학교 2학년이 된 1980년 마침내 태릉선수촌에 입촌했다.

물론 좌절의 순간도 있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아쉽게 2등을 해 올림픽 출전 기회를 놓쳤을 때였다. "그때는 유도를 그만두려고 마음도 먹었어요. 하지만 아버지께서 한 번 더 해보라고 다독여주셔서 다시 유도복을 입게 됐습니다." 좌절과 시련을 겪으면서도 이경근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겠다는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결국 원하는 결과를 일궈냈다.

유도는 다른 스포츠 종목에 비해 선수 생활이 짧은 편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경근은 이듬해인 1989년 말 현역에서 은퇴했다. 그때 그의 나이 스물일곱이었다. 하지만 청춘의 피와 땀을 쏟아부었던 유도를 완전히 떠날 수 없었다. 은퇴와 동시에 국가대표 여자 유도부 코치를 맡은 그는 김미정, 조민선, 현숙희 등의 후배들을 양성했다. 2005년 한국 마사회 유도단 코치를 시작으로 2008년 감독을 맡게 됐다. 마사회 유도단 소속인 최민호, 김재범 등이 이경근의 지도 아래 각각 베이징과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경근은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의 복지와 스포츠 대중화를 위해 설립된 대한민국국가대표선수회(이하 국가대표선수회)의 창단 멤버이기도 하다. 그는 "국가대표 선수들을 위해 장학금도 마련하고 봉사활동과 재능기부도 하면서 앞으로 계속해서 나올 국가대표 선수들이 갈 곳 없이 잘못되는 일이 없도록 물심양면으로 돕고 싶다"며 "좋은 자리, 좋은 환경에서 후배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도 어느 덧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의 대표적인 메달 종목인 만큼 올해 유도에 거는 기대도 크다. 이경근은 "남자부에서는 김원진, 안바울, 안창림, 이승수, 곽동한이, 여자부에서는 김잔디, 김성연, 김민정이 메달을 따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후배들에 대한 변함없는 응원을 전했다.

"지금이 참 중요한 시기입니다. 악착 같이 해서 무언가를 이룩하면 그때부터는 참 편하거든요. 하지만 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정말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죠. 피땀 흘린 노력이 결과로 이어지지 못하면 패배자가 될 수도 있잖아요. 그러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남자 65㎏ 금메달리스트 이경근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유도단 감독./손진영 기자 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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