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활발한 성격인데 아버지 사업을 잇게 하면 좋지 않을까요?" "우리 아이는 공부 잘하고 차분하거든요. 그래서 교수나 회계사를 시켰으면 해요." 자식에 대한 부모의 관심과 사랑은 멈추는 법이 없다. 대학을 졸업할 즈음이 되면 진로나 직업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다. 자식들이 평생을 걸어갈 길을 정해야 하는 일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의외로 자식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부모들이 많다. 상담을 와서 말하는 걸 들어보면 자식들의 일부분만 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보이는 모습으로만 많은 것들을 단순하게 판단한다. 그런 판단의 바닥에는 이런 생각이 깔려있다. 내가 키운 자식이고 그렇게 오랫동안 같이 생활했으니 내가 잘 알아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아이가 어떤 성격이고 어떤 걸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제대로 모르고 있음을 자주 느낀다. 자식들의 겉과 속을 종합적으로 보려면 사주를 중심축으로 하는 게 가장 좋다. 사주에는 개개인의 타고난 기운과 성품이 모두 나타난다. 원천적으로 내재하고 있는 원형을 보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그런 내용을 바탕으로 직업을 고르면 후회가 적다. 정재격(正財格)사주를 예로 들어보자. 정재격이거나 정재가 용신인 사주가 직업을 고를 때는 정재가 의미하는 것이 무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정재는 정당하고 일정하며 큰 변동이 없는 성격의 재물을 말한다. 그러므로 견실하고 단조로운 일을 하는 직업을 택하면 좋다. 봉급생활을 하는 회사원이 대표적이다. 업무의 성격이 안정적인 제조업이나 금융업이 적합하다. 상업을 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신왕한데 정재격이며 정재가 역마와 동주하는 경우에는 상업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정재는 안정적으로 버는 돈을 뜻하기 때문에 외근업무나 사교적인 활동을 해야 하는 업무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런데 사주가 정재격이지만 활발한 성격인 사람도 많다. 자식의 성격이 활발하다며 사업을 벌이게 하거나 영업을 많이 하는 직업을 택하라고 하면 어떨까. 그야말로 큰 실수를 하는 것이다. 단순히 성격이 어떠하다는 것만으로 직업을 선택하는 것의 오류는 그런 곳에서 나타난다. 자식이 정재격 사주라면 문화와 관련된 일이나 안정적인 소매업 또는 재무 등을 담당하는 봉급생활이 좋다. 정재와 역마가 모두 있다면 그럴 때는 사업을 하는 게 좋은데 교통이나 운수업 쪽으로 가야 한다. 자식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나 부모가 알고 있는 것만으로 모든 걸 판단하는 건 곤란하다. 자식의 미래를 결정할 때는 타고난 사주가 어떠한지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오류를 줄일 수 있다. /김상회역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