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이 진화하고 있다. 초기 업무공간을 위해 지어졌던 오피스텔이 최근 아파트와 비슷한 구조와 생활 편의성을 갖춘 '주거시설'로 거듭나고 있다.
오피스텔은 업무기능과 주거기능을 동시에 고려한 우리나라 특유의 건축물로 법률상으로 1980년대부터 도입되기 시작했다. 이 당시 오피스텔은 주차난과 건축물 용도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욕조 및 바닥 난방 금지를 통해 주거용으로 전환을 억제했으며 업무시설 비중이 70% 이상으로 높았다.
오피스텔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부터다. 2000년대 초반 아파트 분양권이 호황을 누리기 시작하면서 정부는 부동한 투기억제를 위해 분양권 전매제한과 같은 규제 정책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에 건축법적용으로 청약통장이 필요없고 분양권 전매제한 등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는 오피스텔이 투자용 상품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이후 2010년대에 들어 오피스텔은 단순 투자용 상품에서 더 나아가 주거대체 상품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했다. 높아진 아파트 전셋값의 영향으로 수요자들이 생활 편의성을 갖추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정부도 오피스텔을 준주택으로 지정하면서 욕조, 바닥난방 등에 대한 규제가 완화됐으며 업무시설 중심에서 주거시설로 점차 활용도가 높아졌다.
기존 원룸형태의 오피스텔에서 벗어나 방, 거실, 주방의 구분이 분명한 평면설계를 도입하거나 무인택배시스템이나 차량번호 자동인식시스템, 무인검침시스템, 여성전용주차장 등 아파트 못지 않은 첨단 보안시스템이 제공되기 시작했다.
1~2인 가구 증가도 주거용 오피스텔 증가에 한몫을 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가구수는 약 506만 가구로 추정 돼 전체 가구 수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7.1%정도로 2035년에는 34.3%까지 올라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최근 전국 평균 전세가율이 75%에 달하는 등 전세가가 더욱 치솟자 각 건설사들은 소형 원룸형에서 더 나아가 3~4인 가구가 거주 할 수 있는 중대형 오피스텔, 이른바 '아파텔'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롯데건설이 청라국제도시 중심상업지역 M4블록에서 공급한 '청라 롯데캐오피스텔'은 초기에는 공간분리가 되지 않은 원룸형이었으나 아파텔을 찾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공간분리, 드레스룸, 수납공간 등을 주거형 오피스텔로 변경해 재분양을 하기도 했다.
오피스텔의 인기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중소건설사 위주로 공급됐던 오피스텔 시장에 대형 건설사의 공급이 활발해지기 시작했고 아파트에서나 볼 수 있던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 및 조경시설이 오피스텔 경쟁력 요건으로 자리잡게 됐다.
최근 주거형으로 공급되는 오피스텔은 분양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4월 GS건설·포스코건설·현대건설이 경기 고양관광문화단지(한류월드) M1~3블록에서 공급한 '킨텍스 원시티' 오피스텔은 170실에 대한 청약접수 결과 7360건의 접수돼 평균 43.3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170실 중 158실이 방 3개와 욕실 2개를 갖춘 4Bay·판상형으로 설계됐다.
업계 전문가는 1인가구는 특성상 면적이 넓어 관리하기 어려운 집보다는 차라리 적당한 면적과 빌트인 가구를 갖춘 오피스텔을 선호한다"며 "건설사들도 1~2인 가구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분리형 설계, 보안시스템 등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한 특화설계 오피스텔 제공에 힘을 쏟고 있어 오피스텔의 진화는 앞으로도 빠른 속도로 진행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공급되는 오피스텔도 대부분 별도의 방을 갖추고 있어 소형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상품으로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을 전망이다.
대림산업은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 구래동 중심상업지역에서 'e편한세상 시티 한강신도시'를 분양 중이다. 지하 5층~지상 20층 전용면적 23~43㎡ 748실로 이뤄졌다. 이중 40%가 기존의 오피스텔과 달리 거실과 함께 별도의 방(1~2룸)을 갖췄으며 피트니스, 코인세탁실, 옥상정원 등 커뮤니티시설이 제공된다.
정우건설산업은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서 '정우 제이클래스 중동'을 분양 중이다. 지하 6층~지상 19층, 전용면적 24~63㎡ 494실 규모로 거실과 별도의 침실을 갖추고 있다.
롯데건설은 8월 경기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일대에서 '용인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오피스텔을 분양할 계획이다. 지상 7~22층 전용면적 30~85㎡ 375실이다. 1~3룸까지 다양한 타입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