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하는 얘기 중에 "버는 사람 따로 있고 쓰는 사람 따로 있다."라는 말이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말도 있다. 잘 알다시피 돈과 재물에 관한 얘기다. 아무리 부어도 밑이 새니 쏟아 부은 들 헛일이요, 종종 경험하는 일이겠지만 보너스를 탄다든지 예상 외의 수입이 생기면 꼭 쓸 일이 생기는 경우가 발생한다. 사주학으로 보자면 겁재운(劫財運)이 있는 사람들이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나의 일주가 수(水)기운, 즉 물에 해당하는 임(壬)이나 계(癸)라 하자. 양수(陽水)에 해당하는 임수(壬水)로 보자면 같은 오행이면서 음수(陰水)에 해당하는 계수(癸水)가 겁재가 된다. 즉 같은 오행이지만 양(陽)과 음(陰)의 관계를 가지고 따진다.
이렇게 겁재운이 있는 사람은 사업보다는 직장생활을 해야 하며, 주식보다는 금리가 낮아도 정기예금에 치중해야 한다. 아니면 부동산처럼 환금성이 어려운 부동산에 투자를 하고 일정 금액을 세를 받거나 하여야 한다. 그리고 유난히 돈을 잘 떼인다. 그러니 돈거래는 아예 말아야 한다. 또한 형제간이라 하더라도 내게 손을 벌릴 일이 많이 생기는데 도와줘도 고마워하기보다는 더 바라니 형제 덕 또한 없다고 봐야 한다. 겁재는 나와 같은 오행으로서 형제지간을 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남에게 떼이는 것보다는 형제에게 푸는 것이 덜 속상한 일이 될 수가 있다. 이 겁재운의 특성은 우선은 돈이 빠져나가니 손해처럼 느껴져도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라 돌고 돌아 다시 내게 돌아오는 속성이 있다. 겁재의 오행 역시 나와 같은 오행이라 힘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마이너스의 기운이라 일차적으로는 피곤함으로 다가오게 된다. 그런데 이 겁재의 기운은 나의 자식에게는 인수(印綬: 나를 생해주는 기운)로 작용한다. 따라서 당장은 아니어도 자식에게 좋은 일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보아도 세상 일엔 공짜가 없다는 우주의 섭리를 보게 된다. 이를 일러 처음은 힘들어도 나중이 좋은 것이라 한다.
이런 이치로 볼 때 겁재운이 있는 사람들은 어차피 빠져나갈 재운을 기부나 보시 등으로 대체해도 좋을 것이며 주변의 친지에게도 신경을 써주게 되면 좋은 복덕을 쌓는 일이 된다. 역학은 실용학문이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겁재운이 왕한 사람이라면 허황된 욕심은 삼가고 차근차근 쌓아가는 데서 즐거움을 삼으면 된다. 형제지간이나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이 돈 문제로 힘들게 한다면 성의표시만 하는 선에서 문제처리를 하도록 한다. 모르는 사람에게도 도움을 주는 것이 미덕일진대 내 운에 있는 일이니 탓하기 보다는 그래도 줄 수 있는 형편임을 오히려 다행으로 여겨야 스트레스도 덜 받지만 복이 된다. /김상회역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