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복합아파트(주상복합아파트)의 인기가 부활하고 있다. 청약 성적은 물론 프리미엄도 승승장구하자 2000년대 초반 '주거복합 붐'이 올해 다시 불붙을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주거복합아파트는 고급주택공간의 대명사였다. 초고층, 초대형으로 설계돼 랜드마크 위엄은 물론 업무 및 중심상업지역에 들어서는 만큼 뛰어난 인프라와 교통망을 갖춰 일반 아파트가 따라올 수 없는 명성을 뽐냈다.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나 목동 하이페리온이 아직도 고급 주거복합의 대명사로 명명되고 있다.
◆청약경쟁률 최고 잇따라 기록
주거복합의 인기는 상반기 청약경쟁률에서도 나타났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에서 분양한 주거복합아파트 '마린시티자이'는 180가구 모집에 8만1076명이 몰려 평균 450대1의 1순위 청약경쟁률로 상반기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울산 주거복합아파트 '울산 KTX신도시 동문굿모닝힐'도 10.6대1을 기록해 울산에서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인 단지로 이름을 올렸으며 광주시 주거복합 '광주호반 써밋플레이스'도 49대1로 올해 광주에서 분양한 16개 단지 중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자 주거복합아파트는 과거 옛 명성을 회복하며 가격도 빠르게 회복, 랜드마크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양상이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대표 주거복합아파트인 '용산시티파크(2단지)'와 '용산파크타워'는 3.3㎡당 평균 매매가격이 각각 2801만원과 2765만원으로 용산구 전체 평균인 2286만원보다 최고 515만원 더 비싸다. 인천 송도신도시 '더샵센트럴파크2차'도 3.3㎡당 1478만원으로 송도동 평균 1270만원보다 200만원 이상 높아 최고가 단지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주거복합단지는 주변 인프라까지 고루 갖춘 고급아파트로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수행한다"라며 "단지 자체가 완성도를 품고 있으니 높은 시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최신 트렌드로의 변화
수요층이 최근 다시 주거복합아파트를 주목하는 이유는 '실속형 다운사이징'을 우선 꼽을만 하다. '초대형'이라는 기존 주상복합의 정체성을 포기하고 전용 84㎡ 이하(이하 중소형) 비중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도 대세 흐름에 편승해 중소형 비율을 늘리는가 하면 심지어 100% 중소형으로만 구성한 단지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올해 분양을 마친 49개 주거복합단지 중 절반이 넘는 32개 단지가 공급가구 100%를 중소형으로 구성했다. 이달 중 분양하는 경남 양산시 '양산 KCC스위첸' 역시 553가구 전체를 전용 74·84㎡의 중소형으로 공급한다. 이는 주거복합아파트의 인기가 절정을 누리던 2007년(11%)과 비교하면 6배 가량이 상승한 수치다.
분양 관계자는 "주거복합 단지가 핵가족화, 소규모 가구 중심으로 재편되는 인구구조에 발맞춰 중소형으로 옷을 갈아입자 입지, 편의성 등의 기존 장점과 시너지를 일으키며 인기가 치솟고 있다"라며 "'마린시티자이'가 올해 최고 청약경쟁률에 기록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도 일반분양한 180가구가 모두 전용 84㎡ 이하로 공급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주상복합의 고질적인 단점으로 지적돼 온 전용률 개선도 인기 요인이다. 건설사들은 그간 전용률을 갉아먹던 저층부 상가나 오피스텔을 독립 건물로 분리하는 방식으로 전용률을 높여나가고 있는 추세다. 경기 배곧신도시에 선보이는 '시흥배곧 호반 써밋플레이스'도 주거와 상업시설을 분리, 전용률을 70% 이상 확보했다.
또 다른 인기 요인은 크게 개선된 평면설계다. 공간 효율성이 떨어지는 타워형 대신 판상형 설계를 채택함으로써 짜임새 있는 공간구조를 내놓는가 하면 오히려 차별화된 설계로 최신 주거 트렌드를 선도하기도 한다.
업계 전문가는 "주거복합아파트는 기본적으로 편리한 교통과 생활편의를 원스톱으로 누릴 수 있는데다 아파트와 같은 주거 쾌적성까지 확보되면 인기는 더욱 올라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