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가격이 수도권 내에도 양극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강남권 재건축시장을 겨냥해 중도금 집단대출규제 강화와 분양권 불법거래 단속 등의 규제 조치를 내놓으면서 매수 심리가 일시적으로 위축된 모습이다. 특히 공급과잉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2기신도시가 위치한 경기 남부권은 입주와 분양물량이 늘어나면서 매매가격 상승폭이 둔화되거나 떨어진 곳도 발생하고 있다.
1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서울이 1.6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3분기(2.5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서울 재건축아파트 가격은 지난 1분기(-0.36%)하락했지만 2분기 매매가 상승률은 5.70%로 급등했다.
1분기 매매시장은 연초 미국 금리인상 우려와 대출규제 확대로 매수심리가 위축돼 가격 상승률이 둔화됐다. 하지만 2분기에는 국내 기준금리인하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청약과열 현상으로 투기수요가 가세해 인근 재건축 아파트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2분기 서울에서 강남 3구의 매매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강남구(3.60%), 서초구(2.54%), 송파구(2.35%), 강동구(2.11%), 양천구(1.59%), 강서구(1.52%) 순으로 상승했다.
강남구는 지난 5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개포주공 1단지가 2분기 동안 약 1억5000만원 안팎으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거래가격을 살펴보면 4층 기준 전용 35.64㎡ 면적이 지난 2월 6억7300만원에 거래된 가운데 3개월 만에 약 1억4500만원이 오른 8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송파구는 미성과 크로바 두 단지의 통합 재건축이 결정되면서 매매가격 상승폭이 컸다. 미성은 2000만원~ 5000만원 올랐다. 양천구는 강남권 재건축가격 상승 영향을 받아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상승했다.
신도시는 일산(0.97%), 중동(0.66%), 평촌(0.45%), 동탄(0.41%)이 상승했다. 일산은 대화동(2.05%), 백석동(1.73%), 일산동(1.57%) 중심으로 상승했다. 지난 4월 장항동 킨텍스역원시티의 3.3㎡당 분양가격이 1522만원~1614만원으로 일산 3.3㎡당 매매가격보다 500만원 이상 비싸게 분양했다.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평균 5대 1의 양호한 청약경쟁률을 기록해 인근 아파트 가격도 영향을 받았다.
중동은 소형아파트 중심으로 상승했다. 중동 금강주공이 1000만원~1500만원, 미리내은하수타운이 250만원~1000만원 각각 올랐다. 반면 산본(-0.17%)과 판교(-0.04%)는 하락했다.
경기·인천은 과천시(6.72%), 여주시(1.98%), 양주시(0.80%), 구리시(0.54%), 시흥시(0.54%), 고양시(0.51%), 부천시(0.48%), 광명시(0.46%), 의정부시(0.43%), 인천(0.34%) 지역이 상승했다.
반면 경기 남부권은 위례, 동탄 2신도시에서 아파트 입주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인근 아파트 가격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수도권에서 매매가격이 하락한 지역은 안산(-0.30%), 용인(-0.21%), 성남(-0.18%), 안성(-0.11%)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