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Fun&Joy>사주

[김상회의 사주] 무서운 이웃, 우리들의 자화상

주차 시비나 층간 소음문제로 이웃 간에 살상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슬프게도 현대문명의 발달과 풍족해진 물질이 결코 행복과 비례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현상들이다. 현대사회는 모든 면에서 발전의 속도가 빠르고 익명성이 심화되다 보니 현관문만 나가도 미지의 세계와 다름없는 소통부재의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지나가다 어깨만 부딪혀도 험상 궂은 얼굴로 시비가 붙기도 하고 주차문제로 옆 집 사람을 살상하기도 하는 비극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이다. 한 십년 전만 해도 이웃에 새로이 이사를 오면 떡을 해서 돌리는 일이 적지 않았는데 요즘은 그러는 사람들도 드물지만 어쩌다 떡을 돌리려 초인종 벨을 누르는 일도 머쓱한 일이 되고 만다. 원하지 않는 친절은 민폐로 여겨지는 세상이 되고 만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범사회적인 현상이어서 어느 순간 우리 한국 사회는 이웃과 이웃 사이뿐만 아니라 한 가족 사이에서도 집에 들어오면 자기 방에 틀어 박혀 문도 함부로 열지 못하게 하는 소통단절이 보편화되었다.

그러나 요즘 한국인들을 충격에 빠뜨리고 있는 여러 일탈적인 사건들을 보자면 바람직한 유교적 규범의 긍정적인 면보다 이중적이고 이율배반적인 부정적인 행동과 심리가 더욱 심화되는듯해 걱정이 앞선다. 부모에 대한 효사상도 무너진 지 오래 된 것 같고, 까칠한 개인주의적인 풍토가 점점 커 다보니 남에 대한 배려 역시 옅어져 가고 있다. 나의 자유는 남에 대한 배려와 이해에서부터 출발함을 간과하고 있는 듯해 역시 안타깝다. 스스로 혼자 있을 때도 부끄럽지 않은 신독(愼獨)은 아예 따져볼 염두도 나지 않는다.

며칠 전 신문에서 읽은 내용인데 아마 '비정상회담'인가 하는 프로그램에 나오는 외국인 청년의 글로 기억된다. 한국 사람들은 인사를 나누기 전에는 몹시 딱딱하고 거친데 통성명만 하고 나면 경계심을 허물고 갑자기 친절해진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그러한 현상이 이 외국인 청년의 눈에는 몹시 떨떠름한 문화로 비춰진 모양이었다. 외국인들은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눈 웃음과 밝은 인사를 나누는 것을 바람직한 에티켓으로 알기에, 함부로 웃거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가벼운 처신으로 간주(?)해온 유교적 행동규범에 젖은 한국인들의 행동문화가 이해가 되지 않았으리라. 낯선 사람에겐 배타적이지만 혈연·지연으로 연결되면 끈끈해지는 한국인들의 유대관계는 학연까지 얽히면서 여러 부정적인 병폐를 낳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지만 한국인 특유의 '정'(情)의 정서를 외국인이 이해하기에는 분명 문화적, 관습적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리라. 그러나 요즘 한국 사회는 변해도 너무 변했다. 한국인의 '정'(情)에 대한 정의도 이제는 기억 저편의 옛이야기가 되고 만 것 같아 우울하다. /김상회역학연구원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