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사귄지 5년이 넘었다는 해맑은 아가씨가 상담을 왔다. 결혼을 생각하며 부모님을 뵈었으나 궁합을 보니 이 남자는 사주에 재물도 약하고 몸도 아파서 결혼하면 여자가 고생하는 운이라 했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허락하실까 했는데 다른데 가서도 궁합을 봤지만 역시 비슷하게 나왔으므로 부모님은 여전히 완강했다. 아가씨와 남자친구는 동갑내기였다. 83년 계해생의 남자는 음력 3월생으로 병진(丙辰)월이다. 신약사주에 연과 월의 지지에서 원진살을 품고 있으니 몸이 늘 피곤하다. 어찌되었거나 두 사람의 궁합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두 사람 일지 상의 암합(暗合)으로 인해 주변의 반대가 심해도 쉽게 정리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였다. 팔자를 통해서 가장 뚜렷하게 볼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건강문제인데 역학의 기본은 갑, 을, 병, 정..으로 호칭되는 열 개의 천간과 띠를 지칭하는 자, 축, 인, 묘..로 나열되는 열두 지지의 조합과 이에 따른 음양오행의 접목 그리고 그 상호작용을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 조합하여 분석한다. 오행(五行)이라 함은 인간을 둘러싼 자연환경 등의 모든 요소들을 수, 목, 화, 금, 토의 다섯 가지로, 또 그 다섯 가지를 음과 양으로 나누어 '음양오행론'이라는 학문으로 자리 잡아온 지 이미 그 역사가 장구하다. 인간의 운명에 대한 응용은 물론 인체의 구조 역시 소(小) 우주로 파악하고 있는 음양오행론에서는 인체의 오장육부와 건강문제 또한 오행의 원리로서 설명하고 있는데 동양의학에서는 질병에 대한 진단과 치료 건강관리에 있어 이 음양오행론과는 불가분의 관계다. 인간의 운명이 10간 12지의 조합으로 선천적으로 부여받은 60갑자 중의 4개의 기둥과 그 8개의 글자(四柱八字)는 평생 나를 중심이 되게 만드는 몸이 되고 계속 바뀌며 다가오는 세월의 연월일시 간지(干支)는 후천적인 영향요소라 하겠다. 따라서 천간 열 개와 지지 12개가 경우의 수로 조합하여 나열되는 60갑자는 기(氣)를 나타내는데 사주 안에서는 기와 운을 분리시켜놓고 볼 수가 없으며 그렇게 보는 것은 지극히 단편적인 해석이다. 따라서 "성격이 인생을 결정한다."라는 것 뿐만 아니라 "성격이 병도 결정한다."라는 논리도 당연히 형성된다. 다만 여기에 덧붙여 "운에 따라 그 성격도 변한다."라는 게 필자의 지론이다. 서두에 말했듯이 오행 각각은 혼자서는 자기색깔을 발현하기 쉽지 않다. 조건에 의해 반응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그 조건이란 것은 우선 본인 생년, 월, 일, 시와의 조합 두 번째로 본인의 대운 세 번째로는 매해 맞는 세운 월운 일진 등이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본인의 사주에 따라 걸리는 병도 정해져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김상회역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