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하는 남편 문제로 속이 타네요." 젊은 나이에 사업을 시작한 남편의 아내가 한숨을 푹 내쉰다. 뭘 해도 능력을 발휘하는 남편이었기에 사업을 하겠다고 했을 때 흔쾌히 밀어줬단다. 사업을 벌인지 벌써 십 년. 조금 있으면 마흔 중반으로 들어서는데 남편 사업은 아직도 눈에 띄게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밥을 굶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 세월 동안 별별 고생을 다하다 보니 아내 입장에서는 속이 썩을 대로 썩은 지경이다.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는 너무 고집이 센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남편이 워낙 소신이 뚜렷한 사람이라서…" 여자는 말끝을 흐리며 남편의 사주를 내놨다. 남편의 사주를 보니 초년에 고생하는 운세임을 알 수 있었다. 그것도 금세 끝나는 고생이 아니라 벗어나기에는 제법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고생이 많았겠네요." 건네는 위로 한마디에 여자의 얼굴이 조금은 편안해졌다. 남편은 관대가 있는 사주였다. 관대는 포태법에서 말하는 열두 단계 중의 하나이다. 사주의 천간이 관대 위에 앉으면 개인의 역량이 강해지는 형국이 된다. 관대는 자기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별이라고 할 수 있다. 관대가 사주에 있으면 초년에 고생을 하고 중년부터는 좋은 운세가 발달한다. 중년 이후에 쭉쭉 뻗어가는 발전을 보여주는 게 특징이다. 단점이라면 고집이 세고 남들과 충돌이 잦다는 것이다. 자기의 생각이 뚜렷하고 잘 양보하지 않아서 주변과 마찰이 생기곤 한다. 그런 성향 때문에 아내는 속을 썩었을 것이다.
"고생의 끝에 서 계신 겁니다." 상담을 청한 아내가 걱정하는 현재의 상황을 정리하는 가장 적절한 말을 건넸다. "최근 들어 남편 사업이 예전보다는 잘 풀리지 않았나요?" "생각해보니 그런 면이 있어요. 얼마 전에는 중견기업에 일 년짜리 납품 계약도 했거든요." "하루아침에 좋아지지는 않겠지만 이제부터 계속 선순환이 일어날 겁니다." 남편의 발목을 잡던 초년 운세가 진즉에 쇠했고 지금은 중년이라는 시기를 달려 나갈 운세가 기운을 펴는 중이었다. 관대 사주는 패기가 있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항상 노력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다. 그런 자세가 새롭게 힘을 키우는 운세와 함께 하니 앞으로는 예전과 많이 다를 것이다. 같은 관대가 있는 사주라도 흉살이나 공망이 있으면 일이 잘 풀리지 않고 법을 어기는 사건에 관여하기도 한다. 도박에 중독되는 바람에 돌이키기 어려운 지경이 되는 사람도 있다. 상담을 안 왔으면 아내는 풀려가는 운세도 모르고 속만 썩이고 있었을 것이다. 살다가 뭔가 답답한 게 있으면,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으면, 지금의 자리에 멈춰 서서 앞뒤좌우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상담을 청한 아내는 좋은 선택을 한 것이고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어 갔다. /김상회역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