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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회의 사주] 보왕삼매경과 인생의 보약

파죽지세라는 말이 있다. 대나무를 쪼개는 기세라는 뜻으로 거침없이 퍼져가는 형상을 표현하는 말이다. 어떤 사람의 운세가 파죽지세처럼 뻗어나간다면 어떨까. 초년시절에는 머리가 영특해 학업에서 항상 1등 자리를 놓치지 않는다. 고등학교는 명문 특목고를 가고 대학교 역시 최고 명문대에 진학한다. 시험운세도 좋아 어떤 시험을 보아도 실패하는 적이 없다. 말 그대로 파죽지세의 운세이다. 중년에 들어서서는 많은 재물을 모은다. 일하는 분야에서도 높은 자리에 오르고 남들보다 큰 권세까지 얻는다. 재물도 지위도 파죽지세로 손에 넣는다.

이렇게 거침없는 기세로 원하는 걸 취하면 사람들의 부러움을 산다. 재물이 넉넉하고 몸이 편한 모습을 보고 우리 사회에서는 성공한 인생이라고 한다. 모두들 원하는 운세이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보왕삼매론에서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보왕삼매론의 첫 구절은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이다. 뜻밖이다. 세상에 병에 걸리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다는 말인가. 그런데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고 한다. 두 번째 구절은 어떤가.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역시 뜻밖의 말이기는 마찬가지이다.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니 무슨 말인가. 보왕삼매론의 이야기는 고생을 하며 살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세상사는 일이 마음대로 된다면 그 사람은 한없이 행복하기만 할까. 그렇지 않다. 사는 건 조금 편할지 모르나 어느 순간에 흔들리고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인생에는 단맛이 있고 쓴맛이 있다. 누구나 원하는 단맛만 있는 게 아닌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단맛에만 물들면 인성이 나빠지고 인내를 배우지 못한다. 남에 대한 배려도 없어지기 마련이다. 독불장군이 되어 혼자만 잘난 사람이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보왕삼매론에서 말하는 몸의 병과 세상살이의 곤란함은 바로 인생의 쓴맛이다. 살면서 결코 맛보고 싶지 않은 쓴맛을 말하는 것이다. 불교경전은 그런 맛을 받아들이라고 한다. 그런 인생의 맛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은 단맛이 아니라 쓴맛이다. 삶을 더 달콤하게 느껴지게 하는 것도 쓴맛이다. 온갖 맛있는 것을 섭렵하는 사람은 음식에 대한 고마움과 맛의 즐거움이 오히려 줄어든다. 지나친 맛의 향연이 감동이 줄어들게 만드는 것이다. 인생 역시 그와 다르지 않다. 지나치게 편안한 것과 좋은 것들, 즉 단맛만 찾아다니면 인생이 망가질 수 있다. 누구나 단맛을 원하지만 지나친 단맛은 입맛을 망치고 인생의 면역력을 약하게 만든다. 때때로 맛보는 쓴맛이 있어야 인생이 건강해지고 맛있어 진다. 쓴맛은 삶을 괴롭히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삶을 키워주고 나를 성장시키는 보약이다. /김상회역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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