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하반기 부동산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
전문가들은 청약열풍이 불었던 상반기 분위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특히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규분양과 재건축시장의 강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건설사들이 추석 이후로 대부분의 분양일정을 미룬 탓에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물량이 집중되고 가격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추석 이후 아파트 매매시장은 지역별, 상품별로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이어지며 상반기 수준의 가격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최근 몇 년간 급등한 지방 아파트는 물량부담과 함께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수도권은 전세매물 부족과 저금리 현상을 통한 내집마련 수요 때문에 강보합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함 센터장은 "연내 강남 재건축시장의 선호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지방은 세종시와 제주도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주택시장이 가격상승에 대한 피로감 때문에 조정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돈이 되는 지역과 단지에만 집중적으로 수요자와 투자자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예상된다는 것. 전문가들은 수요자들의 관심이 많은 서울·수도권에서는 강·보합세 흐름이 계속되지만 지방은 지역마다 분위기가 크게 엇갈릴 것으로 봤다.
실제로 서울 강남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지난 8월 청약 신청을 받은 결과 평균 100대 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강원도 횡성에서 152가구를 분양한 B아파트와 경북 문경에서 99가구를 분양한 C아파트에는 아무도 청약하지 않았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직접적이고 강력한 부동산규제가 나오지 않는 한 저금리,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재건축, 유망분양, 수익형부동산 등 인기 지역과 상품을 중심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서울을 중심으로 한 소형 주택거래와 가격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입지가 떨어지는 비인기 지역과 공급과잉 지역을 중심으로 재고주택 거래 둔화와 가격 약세가 나타나는 양극화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아파트시장 양극화 심해질 것"
특히 지난달 25일 정부가 공급물량을 줄여 가계부채를 잡겠다는 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 대책으로 서울 및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대출규제, 보증심사 강화 등으로 인해 선호지역, 선호단지에 대한 쏠림 심해질 것"이라며 "8.25대책으로 매수자들의 경우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 않아 기존 재고 주택보다는 분양 등 청약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투자 목적은 약간 줄 것으로 예상되나 오히려 주택공급 축소로 실수요자가 집 장만에 나서면서 양극화를 심화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집장만 시기에 대해 대다수 전문가들은 지금보다 추가대책이 나온후로 시기를 신중하게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8.25 대책으로 신규 주택의 희소성이 올라갈 것이라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집값 상승을 우려하거나 기대해 구입을 서두르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금보다 오히려 전매 제한 등의 추가대책이 명확해 질 경우 현재보다 좋은 조건에서 주택구매가 가능해 질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함영진 센터장은 "정부가 부동산시장 부양책에서 관리책으로 정책방향을 바꾸며 모든 대출에 총체적상환능력심사시스템(DSR)을 적용할 예정이라 부채상환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적어도 집값의 70% 정도의 자금을 가지고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급하게 내집마련에 나설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 "강남 재건축 청약 유망"
하반기 유망 청약지역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추석 이후 시장 주도 축이 강남에서 비강남으로 넘어가 강북권 투자가 유망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일 팀장은 "9호선 연장 추진,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 조성 등 장기호재로 강동권 재건축 단지가 큰 인기를 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갑 KB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강남재건축 단지들은 가격상승 기대감이 팽배하고 재건축 일반분양에 대한 청약 대기수요가 풍부해 강남 재건축시장의 선호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며 "개포, 잠원, 반포, 잠실, 과천 등 일부재건축시장 사업본격화와 분양시장의 높은 청약선호, 강남 삼성역 일대의 메머드급 호재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인기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규정 위원도 "입지적 장점, 장기 보유가치 및 높은 투자성으로 강남 재건축이 여전히 큰 인기를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이 외에 권강수 이사는 "최근 청약시장에 핵으로 떠오른 부산이 하반기 유망지역"이라고 꼽았다.
마지막으로 수익형부동산에 대해 전문가들은 공급과잉 우려감이 커지고 있어 지역별, 상품별로 옥석을 고르라고 조언했다.
박원갑 위원은 "전반적으로 저금리 영향으로 수익형부동산은 더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역세권, 먹자골목 등 수요가 많은 곳 중심으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일 팀장은 "오피스텔에만 몰려있는 수요가 분양형호텔, 섹션오피스, 지식정보센터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비교적 역세권 신축 오피스텔 상품과 연말 개통을 앞두고 있는 수서역 등 SRT개통예정 주변 소형 오피스텔 등이 유망 투자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