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정형돈의 방송 복귀가 연예계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건강상의 이유로 출연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공백기를 가진 정형돈은 다음달 초 방송 예정인 MBC에브리원 '주간 아이돌'로 약 1년여 만에 대중 앞에 다시 나설 예정이다.
정형돈의 방송 하차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소식이었다. 당시 정형돈은 간판 프로그램인 MBC '무한도전'을 비롯해 MBC에브리원 '주간 아이돌', JTBC '냉장고를 부탁해'의 MC로 활약하며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한때 '웃기는 것 빼고 다 잘한다'는 말을 들었던 그는 물에 오른 유머 감각과 능숙한 진행 솜씨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사대천왕'이라는 별명이 그의 뒤를 따라다녔다.
그러나 점점 높아지는 인기와 달리 정형돈의 마음은 점점 더 힘들어졌다. 그는 여러 차례 방송을 통해 연예인으로 느끼는 불안을 털어놓은 바 있다. 불안 장애가 더욱 심해지면서 더 이상의 방송 활동이 어렵다고 판단한 그는 활동 중단이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팬들로서는 아쉬운 선택이다. 그럼에도 건강이 우선인 만큼 그의 결정을 존중하며 복귀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정형돈이 겪은 심리적 불안은 사실 현대인이 느끼는 정신적 고통의 하나다.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는 연예인에게 점점 더 커져가는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켜줘야 한다는 생각은 크나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일반인도 마찬가지다. 현대를 살아가는 이라면 누구나 각자가 맡은 위치에서 이뤄야 할 목표와 현실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끼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언제라도 정신적인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정형돈의 방송 활동 중단은 연예인 또한 현대인과 같은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음을 잘 보여준 사례였다.
정신적인 고통을 견뎌내고 다시 일어서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더더욱 정형돈의 복귀 소식은 반가웠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은 정형돈의 복귀에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그가 복귀 프로그램으로 '무한도전'이 아닌 '주간 아이돌'을 선택했다는 것, 그리고 '무한도전'에는 복귀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한중 합작 웹영화 작가로 데뷔한다는 소식과 '형돈이와 대준이'로 가수 활동도 재개한다는 소식이 이어지자 정형돈의 복귀에 대한 볼멘소리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어떤 사람은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직업이기에 대중의 비난을 받는 것도 감내해야 한다'고 말한다. 마치 연예인을 대중의 뜻대로 조종할 수 있는 수동적인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듯 하다. '무한도전'으로 사랑을 받은 정형돈이 '무한도전'으로 복귀하지 않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의 결정이 막말에 가까운 비난을 받을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정형돈이 마침내 대중 앞에 다시 설 마음을 먹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예전 같은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켜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