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가끔 느끼는 안타까움이 있다. 주역이나 음양오행론에 근거한 사주명리학을 일개 점이나 미신으로 치부하는 경향들 말이다. 기본적으로 우리들이 사는 세계는 에너지로 구성되어 있고 이 에너지들의 상호관계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이다. 에너지는 파장이요, 그 파장이 집적되면 물리적 힘의 형태를 띠게 되는 것이니 이러한 원리를 안다면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날 때 받아 지니고 나온 연월일시를 기호화한 네 기둥을 이루는 여덟 글자는 개개인의 기본 파장이요, 이를 근거로 만나는 사람들이나 사건, 여러 일에 서로 상호작용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것은 여러 방면에 유용하게 활용되는 매우 현실적인 삶의 암호이다.
보통 암호라 하면 기밀유지 또는 전쟁시에만 사용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사실 암호의 역사는 매우 길어서 고대는 물론 현대에 있어서도 보통 중요한 장치가 아니다. 사람이 직접 중요한 문서나 편지를 전달하던 고대나 옛 시절에도 혹시 중간에 첩병이나 심부름꾼이 포로로 잡히거나 불상사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 여러 종류의 암호기법 등이 활용되어 왔음이 알려져 왔고 지금도 세계 각국의 정보기관 등에서도 즐겨 사용하고 있는 여러 기법들이 있다. 몇 년 전 영화로도 만들어져 많은 생각을 하게했던, 제2차 세계대전을 종식 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암호해독기계 를 만들어낸 영국의 수학자 얘기도 있었다. 독일이 유럽을 침공할 때 모든 지령문은 암호화됐었는데, 전쟁 초기 유럽의 국가들은 독일의 암호문을 사전에 입수해도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으며 특히나 영국 런던은 독일의 연이은 폭격에 전혀 대비하지 못했다. 이에 영국 정부는 암호학교를 세워 수백명의 연구원을 동원해 독일의 에니그마 암호문을 해독하게 하였으나 번번히 실패하였는데, 당대 수학의 천재 튜링이라는 사람이 결국 암호해독을 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그 결과 독일의 공격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게 되어 결국 2차 세계대전의 종식을 가져오게 된 것이다.
비약논리라고 할지는 모르겠으나 필자는 단연코 음양오행에 근거한 명리학이 인생살이의 큰 암호해독기 역할을 한다고 자부하고 있다. 비가 오는 줄을 알면 나가야 할 일이 있을 때 우산을 준비하면 덜 맞을 수 있고 아니면 아예 외출을 미룰 수도 있다. 춘추전국시대의 노나라 역사서로 알려진 춘추(春秋)에도 보자면 이웃나라와 전쟁을 나갈 때도 주역점을 쳐서 길일(吉日)을 잡아 출정하는 예가 공공연히 나온다. 주역의 64괘라는 암호풀이를 통해 자기 나라의 국운에 유리하게 나온 날을 택일하는 것이다. /김상회역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