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견본주택에 내방객들이 몰려있다.
내년부터 아파트 집단대출 받기가 까다로워 진다. 지난 24일 정부는 새 아파트 잔금 대출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8·25 가계부채 관리방안 후속조치'를 발표했다. 13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꺾으려는 것이다.
통상 건설사들은 아파트를 분양할 때 계약금은 분양가의 10%, 중도금은 60%, 잔금은 30%로 나눠서 받는다. 분양 받은 사람들은 통상 분양가의 60%에 해당하는 중도금 대출을 받아 중도금을 내고 이후 잔금 날에는 잔금 대출로 전환해 왔다.
이번 잔금 대출 규제는 중도금 대출에서 잔금 대출로 전환할 때 소득 증빙을 위한 자료를 제출해야 하고, 원금과 대출 이자를 갚게 하겠다는 것이다. 신규 분양되는 아파트 집단대출에 원리금 분할상환 원칙이 적용된다는 것.
적용 대상은 내년 1월1일 이후 분양공고를 하는 아파트다. 은행·보험 뿐만 아니라 상호금융 등 전 금융권에서 전면 적용된다.
그동안 집단대출을 받으면 길게는 5년까지 원금 상환 없이 이자만 내면 됐기 때문에 신규 분양 청약을 받는데 그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실상 자금 여력이 풍부하거나, 소득 수준 등이 좋아서 대출 받는데 큰 무리가 없는 사람들만 청약을 받게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잔금대출 규제에서 자유로운 내년 1월 1일 이전에 분양 공고가 난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자들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1·3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지난 25일 견본주택 개관단지에 내방객들이 크게 몰렸다.
삼성물산이 성북구 석관2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래미안 아트리치'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요자들이 몰렸다.
이재만 래미안 아트리치 분양소장은 "잔금대출 규제가 발표돼 내방객들이 그에 대한 문의가 많다"며 "이 단지는 규제도 피할 뿐만 아니라 중도금 무이자 등의 혜택이 더 부각이 돼 견본주택 개관 첫날만 내방객이 5000명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권에 분양한 단지도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송파구 풍납우성 아파트 재건축한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에도 견본주택 개관 후 내방객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예상보다 수요자 관심이 뜨거워 첫날 3000명 정도 몰렸다"며 "잠실권에서 주상복합을 제외하면 10년 만에 처음 나오는 아파트 분양이라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는 11·3대책 이후 전매제한 부담과 청약통장 1순위 자격 요건에 해당되는 수요자들이 극히 줄어들어 모델하우스 내방객도 줄어들 것이란 예상을 깬 것.
지방 분위기는 더 뜨겁다. 충북 청주시에 오픈한 청주 가경 아이파크에는 개관 첫날에만 1만 명이 다녀갔다.
청주 가경 아이파크 분양 관계자는 "가경동에 2008년 이후 첫 새 아파트인데다가 아이파크 브랜드에 대한 수요자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전했다.
잔금 대출 규제를 피하는 단지로 수요자들은 당분간 계속 몰릴 것으로 보인다. 그 외 올해 분양이 이뤄지는 주요 단지들로는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에서 '다산지금지구 B-6블록 신안인스빌 퍼스트리버', 지방에서는 대림산업이 경남 밀양시 내이동에 짓는 'e편한세상 밀양강'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잔금 대출규제를 피하는 단지들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내년 초 분양에서 연내 분양으로 분양일정을 앞당기는 아파트도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