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가 오는 9일 개통해 제2의 고속철도 시대가 열린다./뉴시스
서울 강남 수서와 경기도 평택 지제를 연결하는 수서고속철도(SRT)가 오는 9일 개통한다.
SRT는 수서역을 출발해 지제를 거쳐 부산·목포를 각각 연결하는 고속철도다. 수서~지제 구간은 신설 노선이며 평택 이후 구간은 기존 경부·호남 고속철로를 이용하게 된다.
SRT가 개통되면 KTX와 함께 국내 제2의 고속철도 시대가 활짝 열린다. 지난 2011년 5월 착공에 들어간 SRT에는 총사업비 3조1272억원이 투입됐다.
새로 건설된 SRT 구간은 총 61.1㎞에 이른다. 이 구간에 있는 율현터널은 전체 구간 가운데 86%인 52.3㎞가 지하에 건설됐다.
SRT의 개통으로 서울 강남·강동권 및 경기 동남부 지역 주민들은 고속철도 이용이 한결 수월해진다. 이 지역에 있는 주민들이 고속철도를 이용하려면 지금까지는 서울역과 용산역으로 가야 했으나 앞으로는 그런 불편을 덜게 됐다. 또한 철도 네트워크의 기반인 간선철도에 최초로 경쟁체제가 도입돼 서비스부분도 한층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더 빨라지고 싸진다
수서역에서 출발하는 SRT는 전 구간이 고속철도로 건설됐다. 이 덕분에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KTX와 비교해 부산행은 6분, 목포행은 14분 단축된다. 역까지 닿는 시내 이동 거리를 감안하면 서울 강남과 강동 거주자의 실제 소요 시간은 더 줄어든다.
요금은 KTX 대비 평균 10%, 최대 15% 낮다. SRT 운영사인 ㈜SR는 4단계 회원등급제를 도입해 등급에 따른 우대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편의시설 수준도 한 단계 높였다. 좌석의 무릎 공간이 KTX-산천보다 57mm, KTX 대비 75mm 길어졌다. 또 전 좌석에 인체공학적 슬림핏 시트를 적용하고, 전원 콘센트와 시력 보호를 위한 미색 LED 조명을 설치했다.
특실에는 국산 철도차량 최초로 항공기식 밀폐형 선반을 장착하고 100MB(메가바이트) 용량의 무선인터넷(일반실 50MB)을 제공한다. 아울러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휴대전화로 승무원을 호출하고, 열차 출발·도착 알림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열과 연기를 동시에 감지하는 화재경보장치를 도입하는 등 안전설비도 대폭 보강됐다.
SRT 출발 역인 수서역은 대지면적 11만8000㎡에 지하 2층, 지상 3층으로 건설됐다. 대지의 42%를 문화광장과 녹지공간으로 조성했다. 지하 2층의 고속열차 승강장은 환승통로로 지하철 3호선과 바로 연결된다.
SR관계자는 "승객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고속열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가격, 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고객의 수요에 부합하는 철도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얼마 남지 않은 개통과 운영 준비에 만전을 기해 승객들이 믿고 타는 SRT가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남부 교통분산+생산유발 9.5조 효과
SRT는 KTX가 책임져 온 고속철도 수송 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추진돼 왔다. KTX로 인해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 됐지만 서울∼시흥 간 경부선의 선로 용량이 부족하고 열차가 서울역과 용산역에 집중되면서 안전 문제도 대두됐다.
SRT 개통을 통해 한계에 달한 철도 용량을 늘리고 고속철 수혜 지역을 확대함으로써 서울 강남·강동, 경기 동남부와 부산, 광주 등 주요 거점 지역에서 연간 500만 명의 신규 철도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동탄신도시나 평택에서 강남까지 20분대에 닿을 수 있어 강남권 출퇴근 여건도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지역의 자동차 수요가 철도로 일부 대체됨으로 인해 경부고속도로 동탄∼오송 구간의 교통량도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도로교통량 1% 감소는 연간 18억5000만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첨단 안전설비 집합체
SRT는 특히 안전설비를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열차 운행 지장 요인을 사전에 검지해 열차가 자동적으로 감속 혹은 정지하는 차축온도검지장치 등이 47곳에 설치했다.
특히 최근 지진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SRT는 지진 경보 발생 시 관제사가 무전으로 열차 운행을 통제하던 기존 방식을 탈피했다. 관제센터에서 관제사가 직접 열차를 정지시킬 수 있는 비상열차정지버튼 시스템을 구축해 지진 등 긴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전방 열차와의 안전거리 확보가 자동으로 되는 신호 시스템도 적용됐다. 기관사가 차량 내 모니터에 표시되는 지시속도에 따라 운전하는 방식으로 열차가 지시속도를 초과할 경우 자동으로 감속 또는 정지한다.
정전되지 않는 전력설비도 갖췄다. 안정적인 전원 공급을 할 수 있도록 SRT 구간에 전철 변전소 등 7곳이 설치돼 최악의 경우에도 전원 공급이 끊기지 않는다.
SR관계자는 "지진 등 최근 긴급상황에 대한 안전장치에 대해 승객들의 관심이 높다"며 "SRT는 최고수준의 안전장치를 갖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