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주춤했던 아파트 분양이 2월에 본격화된다. 건설사들이 1월에 미뤄던 분양 물량을 비롯해 올 공급계획 물량을 일찍 쏟아내는 모양새다.
건설사는 정부의 부동산규제책과 금리인상 우려, 대통령 선거, 하반기 입주물량 등으로 부동산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판단하고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 올해부터 분양대금 잔금대출도 처음부터 나눠서 갚는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적용됐고,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 위해 총체적상환능력심사(DSR)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부동산 투자 심리가 위축돼 있어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일부 단지를 제외하고 청약경쟁률이 지난해에 비해 떨어지고, 미분양 단지도 속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월 31일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2월 한달 동안 전국 32곳에서 2만1467가구(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등 제외, 임대 포함)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이는 1월 분양실적 8214가구(25일 기준)보다 2.61배 증가한 물량이다. 또 지난해 같은 달(8336가구)보다 2.58배 늘었다. 이는 리얼투데이가 분양물량 집계를 시작한 2009년 이후 2월에 공급됐던 분양물량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로 갈수록 미분양 위험이 있다는판단에 따라 상반기 분양을 늘려잡는 곳이 많다"면서 "밀어내기 분양물량이 몰려 단지별 분양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에서 5781가구가 예정돼 전국에서 가장 많은 분양물량을 쏟아낸다. 이어 부산 4673가구, 인천 3146가구, 충북 2415가구, 서울 929가구 순이다.
공급이 크게 늘어났지만 수요가 받쳐줄 지는 미지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9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는 총 4215건으로 하루 평균 145.3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총 9417건·하루 평균 303건)에 비해 46% 가량 줄어든 것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6.2% 감소했다.
다만 전매제한 등이 적용되는 11·3 부동산대책 발표가 석달이 지나면서 점차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 봄 이사철을 앞두고 2월부터 분위기 전환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호반베르디움 3차 에듀시티 조감도.
업계 관계자는 "지역별, 투자자별 맞춤형 접근이 필요한 때"라며 "큰 흐름이 뚜렷하게 감지되지 않은 상황에서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전국 단위 수치나 관심이 적은 지역의 미분양 등 특정 이슈에 휘둘릴 필요 없이 분양시장을 좀더 세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선별적 청약에 나서볼 만 하다고 조언했다. 2월 아파트 분양시장에선 굵직한 개발호재로 개발 기대감이 큰 지방 분양물량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동해남부선 복선전철과 오토밸리로 등이 계획돼 있는 울산송정지구의 '울산송정 금강펜테리움 그린테라스', 광주세계선수권 대회의 수혜가 예상되는 '광주 송정 중흥S-클래스 센트럴' 등이 대표적인 단지로 꼽힌다.
수도권에서는 평택 고덕신도시의 첫분양 물량인 '고덕파라곤'과 인천 송도신도시의 '송도국제도시 호반베르디움 3차 에듀시티' 등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밖에 2월 분양예정인 주요 단지는 GS건설이 대전 서구 복수동1구역 재개발사업을 통해 짓는 '복수 센트럴자이', 중흥건설이 광주 우산동 송정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하는 '광주 송정 중흥S-클래스 센트럴', 효성이 서울 강북구 미아 9-1구역을 재건축하는 '꿈의숲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아파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