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6·19 부동산 대책' 발표가 3주째를 맞는 가운데 한강을 경계로 서울 부동산 시장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부동산 과열현상의 '진앙지'로 꼽혔던 강동구의 주간 집값 상승률이 마이너스 전환하는 등 강남권은 위축세가 뚜렷지만 강북권은 이와 달리 견조한 상승폭을 유지하며 관심을 받고 있다.
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6·19 부동산 대책 이후 6월 마지막주(26일 기준) 서울 강북권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15% 상승했다. 전주 대비 0.01%포인트 감소한 수치이지만 부동산 과열현상이 극에 달했던 5월 마지막주(29일 기준) 상승률인 0.13% 보다는 오히려 상승폭이 확대됐다.
반면 강남권은 5월 마지막주 0.40%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6월 마지막주에는 0.07%가 오르는 데 그치며 한 달만에 상승폭이 5분의 1 이상 감소했다. 특히 강남4구가 속한 동남권의 경우 6월 마지막주에는 0.02%까지 상승폭이 둔화됐고, 재건축 호재로 부동산 과열의 진앙지로 꼽혔던 강동구는 -0.01%로 상승폭이 전주 대비 마이너스 전환했다.
정부는 6·19 부동산 대책을 통해 기존 강남4구에만 적용됐던 분양권 전매제한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했다. 과거 강남 등 일부지역만을 규제했을 때 다른 지역이 부풀어 올랐던 '풍선효과'를 막기 위함이다. 때문에 이번 대책이 강남권보다는 강북권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다. 대책 이후 강남권과 강북권 모두 거래가 감소하며 관망세를 보였지만 상승폭이 크게 위축된 강남권과는 다르게 강북권은 아직까지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동대문구 '래미안아름숲'과 '래미안전농크레시티'는 대책 이후로도 가격이 최대 2000만원까지 올랐으며 도봉구의 '상계 주공17·18단지'도 500만~3000만원 가량 뛰었다.
신규 분양단지들도 인기가 이어졌다. 지난달 23일 롯데건설이 분양한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의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37.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평균 27.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신길뉴타운의 '보라매 SK뷰'를 넘어 올해 서울 분양단지 중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강북권 아파트의 인기요인으로 탄탄한 실수요층을 꼽는다. 강북권 아파트값을 주도하고 있는 뉴타운은 종로구나 중구,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와 가까운 직주근접성을 자랑하고 있어 출퇴근 시간을 중시하는 직장인 등의 실거주 수요가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하반기에 분양하는 강북권 뉴타운 단지들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달에는 GS건설이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6구역에서 DMC 에코자이를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24층 11개동, 전용면적 59~118㎡ 1047가구로 구성되며 이 중 552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이 단지는 DMC 업무지구의 '옆동네'에 위치하고 서울 주요도심과도 가까워 직주근성접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우건설도 이달 노원구 상계뉴타운 4구역에서 '상계역 센트럴 푸르지오'를 분양한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8층 7개동 810가구로 444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전용면적은 39~104㎡다. 상계뉴타운에서는 처음으로 분양되는 단지로 역세권이면서 중계동 학원가와도 가깝다는 장점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아울러 8월에는 현대건설이 북아현뉴타운 1-1구역에서 '북아현 힐스테이트' 1226가구(일반분양 345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며 연내 SK건설이 아현뉴타운 마포로6구역에서 '공덕 리더스뷰' 472가구(일반분양 255가구)를 GS건설이 염리3구역에서 1671가구(일반분양 436가구)를, 삼성물산이 가재울뉴타운 5구역 997가구(일반분양 513가구)를 각각 분양 예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강북권은 분양권을 거래를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보다 실거주 수요가 많기 때문에 분양권 전매제한 확대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을 것으로 본다"며 "하반기 강북권에서 분양하는 뉴타운은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단지가 많고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실수요자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