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강화되기 직전인 지난주, 마지막 분양단지들의 청약열기는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반대로 '막차'를 놓친 건설사들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7월 이후로는 청약열기가 한층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밀린 분양물량에 비수기인 휴가철까지 다가오고 있어서다.
6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일 이전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6·19 부동산 대책'으로 강화된 LTV·DTI 대출규제를 피해간 전국 6개 분양단지들은 모두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이 1순위 마감됐다.
효성이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국제빌딩 4구역에서 선보인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는 지난 5일 진행된 1순위 당해지역 청약신청에서 670가구모집에 총 2117명이 청약해 평균 3.16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권 전매제한 확대와 높은 가격에도 우수한 입지조건과 용산일대 개발호재 등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같은 날 현대산업개발이 강동구 고덕 주공5단지 재건축으로 분양하는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역시 일반모집 539가구에 1만2734명이 몰리면서 23.63대1의 높은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59㎡ A타입은 31가구 모집에 3003명이 접수해 96.87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달 '6·19 부동산 대책'을 통해 기존 강남4구에 국한됐던 분양권 전매제한을 서울전역으로 확대하고 서울과 부산, 수도권 일부지역 등 40개 청약 조정대상지역에 대해 강화된 LTV·DTI 규제를 적용했다. 이에 따라 대출규제 전에 서둘러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분양시장에도 막판 열기가 달아오른 것이다.
반면 막차를 놓친 건설사들은 분양일정도 확정짓지 못한채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3일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이후로는 청약열기가 식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7월 중순 이후부터는 전통적으로 부동산 비수기에 속하는 휴가철이 시작되고 8월에는 정부가 '가계부채 종합대책'까지 예고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과 8월 두 달간 전국에서 5만3496가구(민간분양 기준)가 분양을 예고했다. 이는 지난 10년(2007년~2017년)간 7월과 8월 평균 공급물량(3만5321가구)에 비해 51.46%(1만8175가구) 증가한 수준이다.
여름 비수기에도 분양물량이 몰린 것은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부터 조기대선, 새 정부의 부동산 대책 예고까지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이어지며 건설사들이 분양일정을 제대로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밀린 물량에도 불구하고 LTV·DTI가 강화된 후 맞는 첫 주말인 오는 7일 서울에서는 견본주택 개관이 없다. 7일 분양을 예고한 단지는 총 8곳이지만 주로 지방에 몰려있어 모두 청약 조정대상지역 밖에 있다.
7월 분양을 예고했던 한 건설사 관계자는 "8월 추가적인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 예정된 물량을 소화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지만 LTV·DTI 강화 후 처음 맞는 주말이기 때문에 아직까진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며 "일단 시장상황을 지켜보면서 분양 전략에 일부 수정을 가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6·19 대책 이후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됐고 대출규제로 부담이 늘어나면서 시장도 관망세로 돌아서는 추세"라며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나 브랜드만의 특화설계 등을 통해 실수요자의 마음을 잡기위한 노력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주말 분양단지들은 입지적인 강점도 있었지만 LTV·DTI 강화 전에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많이 몰렸다"며 "3일부터 대출규제가 강화됐고 하반기에는 공급물량 과다, 금리인상 리스크까지 있어 청약열기는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