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개관한 신반포 센트럴자이 견본주택 전경. 방문객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있다. /김동우 기자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한달이 지났지만 강남과 마포 등 서울 인기지역 분양시장의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분양가가 예상보다 낮게 책정된 강남권 분양 단지의 경우 높은 시세차익이 기대되면서 과열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반면 지방 분양시장에는 미분양이 잇따르고 있어 지역별 분양시장의 양극화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8·2 대책 이후 첫 강남권 분양단지인 GS건설 '신반포 센트럴자이(신반포 한신6차 재건축)'의 견본주택에는 주말 사흘 동안 2만5000여명이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개관 첫날에만 6000여명이 몰리면서 업체 측에서는 견본주택 운영시간을 오후 10시까지 4시간 연장하기도 했다.
이 단지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당초 시장 예상보다 낮은 4250만원으로 책정됐다. 전용면적 84㎡가 최고 15억5660만원으로 인근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신반포 자이'의 시세 18억~19억 대비 3억~4억 가량 낮다. 입지가 좋은 데다 당첨되기만 해도 억대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수요자들이 몰렸다.
지난달 17일 8·2 대책 이후 서울에서 처음으로 분양에 들어간 SK건설 '공덕 SK리더스뷰' 역시 195가구 모집에 6739명이 몰리면서 1순위 평균 34.6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책 이전 분양됐던 수색·증산뉴타운의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평균 37.98대 1)'과 비교해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 경쟁률이다.
반면 지방 분양시장에는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지난달 분양한 경기도 남양주 호평동 '두산 알프하임'은 2894가구의 대단지로 주목을 받았지만 미달을 피하지 못했다. 청약 1순위에서 2821가구 모집에 1856건이 접수되면서 평균 청약 경쟁률은 0.6대 1을 기록했다. 다음날 2순위 접수를 접수했지만 598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안산 단원구 선부로에서 분양된 '안산 천년가 리더스카이' 역시 청약 1~2순위 총 449가구 모집에 절반이 넘는 295가구가 미달됐다. 전체 6개 주택형 중 마감한 것은 한 개 주택형 뿐이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서울 분양시장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7.52대 1로 전월(15.52대 1) 대비 상승했지만 전국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5.17대 1로 전월(20.18대 1)대비 하락했다.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더욱 뚜렷해지면서 인기지역과 비인기지역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분양도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융결제원과 부동산114에 따르면 8·2 대책 이후 지난달 29일까지 분양된 전국 아파트 23개 단지 중 7개 단지(30.4%)가 2순위에서 최종 미달됐다. 지난 7월 43개 단지 중 9개 단지(20.9%)가 미달된 것과 비교하면 비율이 9.5%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분양이 미뤄지면서 하반기에 대규모 분양을 앞둔 건설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서울과 지방의 분양시장 양극화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집값 하락전망이 우세하면서 수요자들이 주택매입에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공급이 늘어난다 해도 수요자들이 원하는 새 아파트, 인기지역의 아파트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입지와 주거환경이 뛰어나고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단지에는 청약 수요가 여전히 몰릴 수 밖에 없다"며 "입지·지역·주택형별, 개발호재와 같은 요인에 따라 청약 결과가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