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2017 되돌아보기]⑤오프라인의 혁신
올해 유통업계는 블랙홀처럼 소비자들을 빨아들인 온라인몰 시장에 맞서기 위해 다양한 혁신을 시도했다. 체류형 쇼핑몰, 그로서란트 마트 등 소비자들의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집약시켜 집객, 체류효과를 늘리며 매출도 끌어올렸다.
◆신세계 '스타필드'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9월 체류형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점을 시작으로 복합쇼핑몰을 본격화했다. 스타필드는 하루종일 즐길 수 있는 체류형 쇼핑몰로 백화점과 마트 등 신세계그룹의 유통계열사를 결합시켰다. 이곳엔 스포츠몬스터, 아쿠아필드 등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가 즐비하다. 신세계는 고양점, 코엑스점 등을 추가 오픈하며 복합쇼핑몰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스타필드 1호 하남점은 하룻동안 한곳에서 자기의 삶을 누리는 '원데이 라이프쉐어' 명소로 자리잡았다. 오픈 이후 약 1년간 2500만명이 방문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언급했던 고객의 '소비' 보다 '시간'을 빼앗겠다는 전략이 적중한 셈이다.
그간 쇼핑 시설 평가 기준은 브랜드였다. 스타필드 하남은 체험시설, 맛집 등 비쇼핑 시설을 쇼핑몰의 새로운 기준으로 바꿔놨다. 혁신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셈이다.
실제로 하남점은 쇼핑을 위해 방문하는 유통시설과는 달리 레저와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관광과 즐길거리를 목적으로 방문하는 고객이 높았다. 여름 바캉스 시즌, 추석 연휴 시즌 등에 특히 방문객수가 늘며 도심형 피서지로도 인기를 끌었다는 분석이다.
하남점의 1년 운영 노하우는 지난 8월 신세계는 경기도 고양 상권에도 스타필드를 오픈하는데 힘을 보탰다. 어린이를 키우는 가족 단위 거주자가들이 특히 많은 수도권 서북부 상권 특성을 반영해 키즈 체험 시설을 대거 선보였다. 엔터테인먼트, 식음, 서비스 등 즐길거리 콘텐츠 비중을 매장 전체면적의 약 30%까지 확대했다.
코엑스몰에는 별마당 도서관을 오픈하며 집객효과를 높였다. 신세계는 지난 5월 말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을 오픈했다. 현재 도심 속 핫 플레이스로 자리잡은 별마당 도서관 덕에 코엑스몰을 방문하는 고객수가 크게 늘고 기업들의 광고 요청도 끊이지 않는 등 코엑스몰이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
롯데마트 서울 양평점 1층 '어반 포레스트' 전경. /롯데마트
◆롯데마트 '그로서란트'
대형마트도 오프라인 점포 혁신에 선전했다. 온라인몰에서 장보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점포만의 독특한 혁신의 필요성이 제기되자 고객이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핵심 콘텐츠로 꼽은 것이다.
대표적으로 롯데마트는 지난 4월 서울 상권의 최대 격전지인 영등포에 '서울양평점'을 선보이며 기존 마트 포맷과 다른 혁신적인 점포를 공개했다.
우선 대형마트의 가장 핵심 공간이자 고매출을 상징하는 1층을 도심 속 숲 공간으로 꾸미며 한 개 층 전체를 휴식의 공간으로 마련했다. 고객의 발길을 쉽게 유인할 수 있도록 단순 판매 중심의 쇼핑 공간이 아닌 고객의 힐링을 위한 공간으로 양보한 셈이다.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것도 기존과 다른 특색있는 시도다. 우선 수산 매장에서는 회를 뜨거나 참치 해체 작업 등을 고객이 직접 볼 수 있도록 했다. 축산 매장에서는 기존 대형마트의 '원물 위주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스테이크에 관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새로운 시도도 진행됐다. 이 외에도 가공식품 매장에서는 시리얼 전문존, 코코넛존 등 기존 대형마트에선 운영하지 않는 카테고리존도 운영되고 있다.
이어 7월 롯데마트는 국내 대형마트 최초 그로서란트 마켓을 서울 서초역 사거리에 선보였다. 지하 2층은 그로서란트 마켓으로 구성됐고 고품질의 차별화된 신선식품과 소용량, 소포장 상품이 대거 확대됐다. 대형마트의 주를 이루는 가공식품과 생활용품은 기존 대형마트 대비 40% 가량 가짓수가 압축됐으며 패션 및 잡화 상품은 라이프 스타일 숍으로 운영되는 파격적인 매장 구성이다. 오픈 한달 간 서초점의 매출은 전점 평균 대비 60%(57.5%) 가량 높았다.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 내부 모습. /현대백화점그룹
◆현대시티몰 '아울렛 그 이상'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5월 서울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에 상생형 쇼핑몰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을 개점했다. 이월 상품을 판매하는 '아울렛'과 프리미엄 브랜드의 트렌디한 상품으로 채워진 '전문몰'을 결합한 신개념 쇼핑몰이다. 유통업계의 트렌드로 꼽히는 '체험형 매장'과 최신 F&B가 트렌드를 접목한 식품관을 구성하며 복합쇼핑몰 형태를 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