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가 올해 쇼핑 키워드로 '나심비'를 꼽았다. /이베이코리아
올해 유통업계에서는 자기 만족을 위해 가격에 상관없이 과감히 지갑을 여는 소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소셜커머스 티몬 등이 온라인 쇼핑 트렌드를 이끄는 키워드로 '자기만족'을 선정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올해 키워드로 '나심비'를 꼽았다. 나심비는 나의 만족을 위해서는 가격에 상관없이 과감히 지갑을 여는 소비심리를 반영한 키워드다. 이에 따라 개인의 욕구가 크게 반영된 소비, 당장의 만족도가 뚜렷하게 느껴지는 상품들이 주목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우선 이베이코리아는 일상생활의 자동화를 통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아낄 수 있는 가전제품에 주목했다.'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이베이코리아에서 판매된 식기세척기와 로봇청소기는 전년(2016년) 대비 각각 31%와 101% 증가했다. 최근 대기업을 비롯해 중소기업에서도 가성비가 뛰어난 관련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고가의 취미용품 또한 수요 전망이 밝다. 1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드론'을 비롯해 이미지보다 영상물을 선호하는 소셜네트워크(SNS)세대를 기반으로 한 전문가 사양의 '액션캠'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이베이측은 보고있다. 최근 3년 내 드론과 액션캠의 객단가는 연평균 15%씩 증가하고, 판매량 역시 연평균 50% 이상 꾸준히 신장하는 추세다.
먹거리에서는 맛보다 개인의 건강과 편의를 강조한 식품이 뜰 것으로 전망된다. 친환경 원재료를 활용한 '웰빙 간편식'이나 개인의 기호에 맞춘 '콩고기 제품', 고급레스토랑의 맛을 재현한 '프리미엄 간편가정식' 등이 대표적이다.
패션 분야에서는 '놈코어 룩(Norm core look)'이 대중적인 스타일로 다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놈코어 룩은 화려함 보다 평범한 디자인을 우선으로 착용 시 느끼는 편안함에 주목하는 트렌드를 의미한다. 보여주기 식의 디자인보다는 개인의 편의와 실속에 더 치중하는 것이다.
전항일 이베이코리아 영업본부 부사장은 "올해도 여전히 불황과 고물가로 소비 심리는 위축되겠지만 '욜로', '나심비', '워라밸' 등 지극히 '개인의 만족'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새로운 양상의 소비 패턴이 자리잡게 됐다"며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가 더욱 확고해지면서 철저히 개인의 수요에 맞춘 제품들의 인기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소셜커머스 티몬도 자기만족을 위한 아이템에 주목했다.
실제로 티몬이 2030세대 고객의 최근 2개월 매출을 분석한 결과 게임과 아이돌굿즈, 여행 등 자기만족 상품군의 매출이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보드게임 및 RC카 20대 매출은 342%, 30대는 233% 상승했다.
아이돌굿즈 또한 자기만족 아이템으로 꼽힌다. 생활 필수품은 아니지만 소통과 공감,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감정 필수품'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2030대가 많아진 것이다. 20대 아이돌굿즈 매출은 965%, 30대 매출은 442% 상승했다. 12월에 판매한 워너원 교통카드 역시 2주만에 4억원 넘게 판매됐다.
여행 인기도 지속되고 있다. 해외 자유여행을 위해 구입하는 해외 현지 입장권, 데이투어 매출 역시 20대에서 209%, 30대에서 217% 상승했다.
미래를 준비하기 보단 현재를 즐기는 데 중점을 둔 젊은층의 삶의 태도가 생활 속에 깊게 자리 잡으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즐거운 경험에 가치를 두는 소비 패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재영 티몬 최고전략책임자(CSO)는 "2030대를 중심으로 '열심히'보단 '즐기는'삶을 추구하는 경향이 늘고있다"며 "게임과 여행은 물론 자신과 감정적인 교감을 불러일으키는 아이돌굿즈까지 올해도 자신의 만족감을 중시하는 삶의 태도가 소비 패턴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