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인공지능 챗봇(AI chatbot)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챗봇은 사용자와 AI가 일상 언어로 채팅을 주고받는 메신저로 특히 온라인쇼핑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챗봇 서비스는 방대한 양의 소비자 질문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콜센터 직원들의 업무를 분산할 수 있는 것. 고객 입장에서도 서비스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도입 초기에는 F&A과 같이 정해져있는 대답을 내놓는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사용자의 질문 의도를 파악하고 정확한 답변을 내놓는 것은 물론, 나아가 고객에게 맞춤형 제품까지 추천해 편리한 쇼핑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AI 쇼핑어드바이저'는 지난 10개월간 고객과 소통을 통해 고도화 과정을 거쳤다.
지난 9월부터는 KT의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를 통해서도 전국 롯데백화점의 영업시간, 식당가, 행사 안내 등 7가지 주제에 대한 쇼핑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110만명의 고객이 이용 중인 KT 기가지니는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향후 AI 쇼핑어드바이저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시킨다는 계획이다.
KT기가지니와 제휴를 통해 '롯데슈퍼 장보기 서비스'도 시작했다. 기가지니에게 "롯데슈퍼 실행해줘"라고 말하면 서비스가 시작되고 이후에는 TV화면을 보면서 "찾아줘" "담아줘" "주문해줘" 세 가지 키워드만 말하면 쉽게 대화로 상품을 주문할 수 있다. 주문 후 빠르면 3시간 내 배송도 가능하다.
AI 쇼핑어드바이저는 패션, 식품, 리빙 등 모든 상품군에 걸쳐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고,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등 고객과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롯데백화점에 대한 모든 것을 안내한다.
기존의 AI 쇼핑 도우미들이 키워드 검색에 따른 상품을 고객에게 단순히 나열해주는 것과는 달리, 롯데백화점의 AI 쇼핑어드바이저는 IBM의 인공지능 '왓슨'과 연계해 고객의 구매패턴, 행동경향, 관심사항, 선호상품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자체적으로 분석해 개개인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한다.
고객과 만나는 쇼핑 채널도 확대했다.
롯데백화점은 공식 온라인쇼핑몰 '엘롯데'에서만 제공되던 AI쇼핑어드바이저 서비스 채널을 SNS로도 확대했다. 지난 6월부터 97만여명의 회원이 등록한 롯데백화점 공식 카카오톡 계정을 통해서도 해당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은 카카오톡 계정을 통해 입점 브랜드, 영업시간, 휴무일 등 롯데백화점 35개 점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묻기만 하면 쉽게 얻을 수 있게 됐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이 AI 쇼핑어드바이저 서비스 채널을 카카오톡으로 확대한 이후 일 평균 이용자수는 직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AI 쇼핑어드바이저의 빅데이터가 쌓이면 고객의 특성을 더욱 정교하게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개개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계열사 별로 개발되고 있는 인공지능 서비스를 그룹 차원에서 '샬롯(Charlotte)' 이라는 네이밍으로 통합, 브랜드화 시킨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빠르면 연내 적용될 예정이다.
11번가 역시 빅데이터 분석과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들이 믿고 찾는 온라인 쇼핑몰로 성장한다는 방침이다.
11번가에서는 사용자의 성/연령별, 주제/유형별 맞춤형 검색결과를 제공한다. 특히 개인화 추천 플랫폼 '콜로세오'는 고객의 쇼핑 요구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상품을 추천해준다.
고객이 바로 직전에 본 상품들을 기반으로 고객의 현재 쇼핑 요구를 파악하고 이를 즉각적으로 반영한 추천 결과를 제공한다.
상품뿐만 아니라, 카테고리, 기획전, 메뉴들의 노출 및 정렬 순서를 사용자 취향에 맞도록 최적화하는 것에도 추천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MY추천' 메뉴를 선보이면서 내가 관심 있어한 상품, 최근 구매한, 최근 장바구니에 담아둔 상품들을 분석해 나에게 맞는 추천 상품들을 보여주는 별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2016년 5월부터 챗봇 서비스 '톡집사(Talk 집사)'를 운영하고 있다.
최초 응대시 AI가 자동으로 문의에 대한 답변과 상품 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며, 다만 복잡한 문의에 한해서는 전문 상담원이 답변하는 형태로 전환된다. 서비스 초기에 AI와 상담원의 대응 비율은 2:8 수준에 머물렀으나, 현재는 AI와 상담원의 대응 비율은 약 5:5 수준에 달하고 있다.
톡집사 서비스는 초기 이용자 수가 5000명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기준 1만1000명으로 늘어났고, 현재 일 평균 2만명에 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소비자와의 최접점에 있는 유통업계의 화두는 인공지능"이라며 "빅테이더와 기술이 집약된 챗봇이 소비자의 편익을 극대화시키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앞으로도 더욱 고도화된 챗봇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