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글로벌 어닝 쇼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애플을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 페이스북, 아마존과 보잉 및 테슬라, GE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이 이번 달 2019년 회계연도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9~11월 실적으로,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2018년 4분기 실적이다.
◆ 인텔·애플 등 '어닝 쇼크' 릴레이
인텔은 지난 24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며 운을 뗐다. 4분기 매출액이 187억달러(한화 약 20조8000억원)로 시장이 전망했던 190억달러를 하회했던 것. 영업이익도 62억달러에 머물렀다. 올 1분기 매출액 예상치도 160억달러로 당초 시장 기대치인 170억달러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애플도 '어닝 쇼크'를 미리 털어놨다. 지난 2일 1분기 실적 전망을 매출액 840억달러(약 93조8000억원)에 영업이익 87억달러로 종전보다 10% 가까이 하향 조정했다. 이후 시장 전망치도 매출액 840억달러에 집중됐고, 투자 등급도 요동쳤다.
엔비디아도 28일 급하게 매출 전망치를 27억달러(약 3조원)에서 22억달러로 재조정했다. 다음달 14일 실적 발표 '어닝 쇼크'를 염두에 둔 발표다. 나스닥 주가는 하루만에 10% 이상 급락하며 충격을 안겼다.
같은 날 중장비업체 캐터필러도 매출액 143억달러(약 15조원)에 영업이익 19억달러라는 성적을 내놨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낮은 영업이익으로 주가도 폭락했다.
포드가 최근 1억1060만달러 순손실을 발표했던 만큼, 자동차와 가전 등 제조산업 역시 비슷한 분위기가 예상된다.
◆ 원인은 '차이나 쇼크'
미국 어닝쇼크 원인은 단연 '차이나 쇼크'가 꼽힌다. 중국은 2018년 미·중 무역갈등 등 여러 악재에 빠져 경제성장률은 28년만에 최저치인 6.6%밖에 올리지 못했다.
인텔의 중국 판매량 감소는 중국 경제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인텔은 이번 실적 부진 원인을 중국 수요 축소로 지목했다. CPU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인 회사인만큼 현지 PC와 서버 소비 증가세가 둔화됐음을 추측해볼 수 있다. 엔비디아 역시 마찬가지다. 글로벌 경제의 바로미터라고 불리는 캐터필러도 중국에서의 부진을 실적 악화 요인으로 꼽았다.
계속되는 중국 내 반미 감정도 문제다. 최근 현지 매체는 4분기 애플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비 23%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화웨이와 비보는 각각 23%, 8% 성장을 보였다. 포드자동차 역시 중국내 판매량이 37%나 쪼그라들었다.. GM도 판매량이 10% 줄었다. 폭스바겐이 오히려 1% 더 많이 판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2%대를 지키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된다. 최근 JP모건은 1분기 경제성장률을 2%에서 1.75%로 하향조정한 상태다.
그나마 중국 의존도가 적은 기업들은 나쁘지 않은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MS와 페이스북 등이다. 다만 미국 경제 침체가 현실화된 만큼, 악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는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