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백원우 별동대, 공수처 축소판"…국정조사 즉각 수용 요구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정치권은 또다른 국면을 맞았다.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은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청와대의 '하명 수사' 의혹을 제기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2일 검찰 수사관이 숨지고 하루가 지났지만, 민주당은 논평이나 성명 등을 통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숨진 수사관은 1일 오후 6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다. 해당 일정은 수사팀과 미리 조율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숨진 수사관 등이 근무했던 이른바 '백원우 별동대'가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산하 특감반의 권한을 넘어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첩보를 위법하게 수집했다는 의혹 등을 수사 중이다.
검찰과 정치권에 따르면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창성동 별관에서 두 개의 팀을 운용했다. 민정비서관실의 업무는 크게 '국정 관련 여론 수렴 및 민심 동향 파악'과 '대통령 친·인척 등 주변 인사에 대한 관리' 두 가지다. 하지만 민정비서관실 소속 감찰반원 6명 중 숨진 검찰 수사관과 경찰 총경 한 명은 별로도 사무실을 두고 '백원우 별동대'로 일했다. 검찰은 백원우 별동대가 지난해 지방선거가 있기 전 울산으로 내려가 당시 김기현 시장 측근에 대한 수사 상황을 점검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당은 이번 사건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감찰무마 의혹 ▲6·13 지방선거 중 울산시장 선거에 대한 불법 개입 의혹과 모두 관련 있다고 내다봤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백원우 별동대를 보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축소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여당을 향해 "친문농단 게이트 국정조사를 즉각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한국당 원내대변인 김현아 의원도 이날 '수백개 거짓말로도 진실은 덮을 수 없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첩보 접수를 가장한 첩보 생산, 이첩을 가장한 하명수사, 수사를 가장한 선거 개입이 드러나고 있다"며 "명백한 직권남용이지만, 청와대는 궤변 수준의 변명으로 일관하며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숨진 수사관이 울산에 내려간 것은 '고래고기' 사건 때문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청와대를 향해 "피의사실 공표를 운운하며 진실을 덮으려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