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경제 오피니언 플러스

    뉴스

  • 정치
  • 사회
  • IT.과학
  • 국제
  • 문화
  • 연예
  • 스포츠

    경제

  • 산업
  • 금융
  • 증권
  • 건설/부동산
  • 유통
  • 경제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운세/사주
페이스북 네이버 트위터
정치>국방/외교

짝퉁을 짝퉁이라 부르지 못하는 특수작전용 칼

'진품 안돼, 진품 안돼 싼티 할아버지는 진짜 군인에겐 짝퉁을 주신대' 성탄절을 맞이해 우리 군에서는 이런 자조적인 노래가 유행하고 있다. 심지어 '보급품 중에 중국제를 반납하면 사제 빤스만 남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돈다.

군 안팎에서 우려했던 대로 특수전사령부에는 미국 SOG사의 SEAL STRIKE 칼 대신 형상과 상표마저도 식별하기 어려운 SWC의 TACTICAL KNIFE(중국제)가 특수작전용으로 보급됐다.

복제품(SWC)와 정품(SOG)의 상품박스 앞뒷면. 상품로고까지 고스란히 카피했다. 심지어 무상수리 무상교환 내용까지 들어가 있다. 전문가들은 상표와 제품명만 교묘히 변경한 것으로 분석했다. 사진=문형철 기자



■나이키 대신 나이스를 지급하나

한 군 소식통은 17일 "상표와 제품명을 제외하고 박스에 기재된 내용까지도 그대로 베껴낸 복제품"이라면서 "특전사 요원들은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짝퉁이 보급될 것을 알았기에 보급에 대한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사업 관계자들은 육군 최고위층에 절차와 관계법령 상 문제없는 제품을 언론에서 유언비어를 퍼트린다고 보고한 것으로 안다"면서 "육군 당국은 당초 10월 31일 납품예정이던 특수작전용 칼을 상표와 제품명만을 바꿔 이번 달 초에 보급을 최종적으로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7일 본지는 중국제 특수작전용 칼이 원제작사의 상표와 제품명을 그대로 부착된채 특전사에 납품된 사실을 단독 보도한 바 있다. 이후 육군은 특수작전 물자 관련 세미나 등을 개선의지를 내비췄으나, 최종적으로는 복제품을 보급하게 된 것이다.

특전사에 납품된 특수작전용 칼은 경남 양산의 미용업체 P사가 중국 엔크로트레닝으로부터 구매해 납품한 것으로, 정품은 SOG사의 라이센스를 받은 대만 업체만 제조·판매하고 있다. 육군의 내부자료에 따르면 관계자들도 정품이 대만제인 것을 인지하고도 중국제 납품을 눈감아 준 것으로 보여진다. 특전사의 검수관은 진품과 형상의 미묘한 차이를 확인하고도, 지난해 지급한 정품과 동일하다고 보고했다.

이와 관련해 육군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계법)' 상, 특정 국가와 특정 제품을 특정해 계약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떤 상표를 달더라도 구매요구도만 충족하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복제품의 칼손잡이 부분. 진품과 달리 다소 벌어져 있어, 차후 내구성 등에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여진다. 사진=익명제공



■모두가 합법하나 결과는 이렇다

현재로서는 짝퉁이 군에 납품되는 것을 예방할 방법이 없다.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육군 중장 전역)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도 법과 규정을 어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결과는 이렇다!! 이건 무슨 일인가"라며 이러한 현실을 개탄했다.

현행 국계법은 특정 제품을 지정해 납품계약을 체결할 수 없고, 조달시스템도 입찰 참여 업체의 업종과 업태마저도 제한을 두지 않는다. 미용업과 같은 업종으로도 군수품 입찰 참여가 가능하다.

이와 관련, 한 법률전문가는 "우리 군의 조달은 더 좋은 제품, 정품 유무보다 구매요구도란 틀에 맞춰 싸게 구매하는 것에 방향성이 맞춰져 있다"면서 "조달시스템이 군납품 사업담당자와 업체의 유착 등 비리는 막겠지만, 도입 후 문제가 발생 전까지 가짜를 막을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육군은 납품 만료일 이후 상표 및 제품명 변경 외에 공인인증기관의 성능검사를 의뢰했다. 육군 관계자는 "칼의 손잡이와 칼날이 프라스틱과 금속이라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소와 고분자연구원에 의뢰했다"면서 "성능검사 결과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의뢰하지 않은 공인기관이라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칼, 안전방호 장비 등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또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SGS 등에 성능인증검사를 의뢰한다"면서 "칼의 강재와 소재에 대한 부분만 언급한 구매요구도만 충족할 검사만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재와 열처리 후 경도 측정만으로는 정품과 품질이 동일하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현행법과 조달시스템의 테두리에 머무른다면, 이번 납품물량(약 5000개)의 세배에 이르는 추가 도입물품도 복제품으로 채워진다.

이뿐만 아니라 내년도에 육군 장병들에게 보급될 신형 육면갑(세무) 전투화도 특수작전용 칼처럼 조달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육군이 처음 내세운 성능과 품질이 동일하게 나올지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