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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석유화학/에너지

정유업계, 'IMO 효과' 미미…'중동 리스크' 겹악재

-선박유 내 황함량 규제하는 'IMO2020'…정유사들, "마진 딱히 좋지 않아"

-韓 정유업계, 빛 볼 수 있을지 '미지수'…"선박회사들, 디젤 혼합유 사용 자제하는 모양새"

여수에 있는 정유·화학 산업단지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올해를 기점으로 'IMO 2020'이 시행돼 정유사들이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효과는 아직 크지 않은 상황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전세계 선박들에 대한 환경규제로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해 탈황설비 등을 증설하며 대비 태세에 나섰다. IMO 규제에 따라 선박들의 '고유황유'에서 '저유황유'로의 수요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

이에 따라 저가 대신 고가의 제품 판매량이 늘어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정유사들의 기대가 높았으나 올해 들어 예상했던 'IMO 효과'는 아직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의 상황은 그다지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IMO가 시행하는 선박유에 대한 황함량 규제에 따라 벙커C유의 수요는 자연스레 줄었지만, 반등을 보여야 할 경유마저 변화를 나타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벙커C유의 판매가격은 1리터당 650.47원으로 전년 동기(727.16원) 대비 약 11% 줄었다. IMO 2020에 대응하기 위해 선사들이 선제적 대응에 나서며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벙커C유의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제품 가격이 하락해 정제마진도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월평균 벙커C유의 정제마진은 배럴당 -21.6달러였으며 ▲1월 1째주 -18.1달러 ▲1월 2째주 -11.9달러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복합 정제마진도 최근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월 2째주 기준 복합 정제마진은 5.1달러로 전주(5.8달러) 대비 12.8% 감소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통상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문제는 IMO의 황함량 규제로 인해 상승세를 보여야 할 경유마저 아직 반등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경유의 제품가격은 지난해 기준 ▲10월 75.7달러 ▲11월 75.3달러 ▲12월 78.3달러로 조금씩 올라서는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경유의 판매를 통해 얻은 정제마진은 지난달 평균 배럴당 13.3달러를 기록했으나 1월 2째주에 들어서며 13.2달러로 감소했다. 이는 전주(14.5달러)와 비교했을 때도 외려 8.7%가 낮아진 수치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유발하며 정유업계의 한숨은 더 깊어지고 있다. 특히 전체 수입 원유의 70%가량을 중동 지역에서 수입하는 한국 정유업계의 특성상 더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12월 제외) 전체 원유 수입 물량(9억 8245만 7000배럴) 중 중동 지역에서 수입한 물량은 6억9061만 8000배럴이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석유정제 시설 피습 등의 가능성을 두고 국제유가도 연일 불안정한 모습을 나타내며 정제마진의 추가적인 훼손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선박유로 쓰였던 고유황유에 대해 이제 수요가 거의 없어지니까 황함량을 낮춘 선박유 쪽 수요가 늘어난다. 그래서 해당 제품(저유황유 선박유)에 대한 마진은 좋아지는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휘발유와 경유도 워낙 공급이 많다 보니 마진이 딱히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선박유도 마찬가지다. 수요는 원래 있던 물동량에 따라 결정되는데, 규제에 따라서 쓸 수 있는 선택지가 고유황유까지 넓게 있다가 저유황유로 옮겨간 것이라 이게 애초에 큰 수익이 나는 제품군은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마진이 다소 좋아지긴 했겠지만 그렇게 큰 임팩트는 없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의 황규원 연구원은 "국내 정유 업체들은 지금 순수한 저유황유를 직접 생산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1차 수혜는 못 보고 있다. 원래는 2차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많이 예상했다. 2차 수혜라고 하면 경유 제품을 혼합해 선박 연료에 사용할 수가 있다. 그러면 선박 연료 자체 수요가 늘어나면 디젤(경유)을 혼합해야 되니깐 디젤 쪽 수요가 발생해서 디젤 마진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라며 "그런데 디젤 마진 개선이 안 되고 오히려 약세, 즉 떨어지고 있다. IMO를 통한 선박연료는 분명히 소비가 일어나고 있음에도 디젤 마진 개선이라고 하는 2차 효과가 발생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 때문에 기대 했던 IMO효과가 '딜레이된다' 혹은 '없다'라는 표현이 나온다"고 밝혔다.

이어 "그 이유를 살펴보면 선박 회사들이 디젤이 혼합돼 있는 연료유를 사용 안 하려고 하는 것 같다. 혼합해서 배출 나오는 배기가스의 황함유량은 50PPM을 맞출 수 있는데 디젤과 다른 제품들이 혼합되다 보니 엔진 계통에 흘러가면서 부식이나 고장을 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이 있는 것 같다. 이것들이 계속 보고 되고 있다"며 "선박회사들이 굳이 디젤이 혼합돼 있는, '블렌딩'된 혼합유를 사용해서 오히려 엔진에 무리가 생기면 그 비용이 더 든다고 해서 디젤 블렌딩 혼합유의 사용을 자제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이게 디젤 마진이 못 올라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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