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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새로나온 책] 서울, 권력 도시



토드 A. 헨리 지음/김백영, 정준영, 이향아, 이연경 옮김/산처럼

1910년 한일병합 이후 조선 왕조의 수도였던 한양은 서서히 일본적 근대의 전시장으로 바뀌었다. 경복궁 터, 남산의 신토(神道) 신사 등은 식민지 조선인들을 일본 제국의 충성스러운 신민으로 만들려는 폭력적인 '동화 정책'의 핵심적 현장이었다.

책은 일본의 식민 지배 시기 서울의 역사를 다룬다. 저자는 1910~1945년 서울의 공공 공간을 분석하면서 일제의 식민지 동화 프로젝트 전개 양상을 공중적, 정신적, 물질적이라는 3가지 측면으로 나눠 살펴본다.

책은 우선 조선총독부가 어떻게 한양이라는 왕도를 일본의 식민지 수도로 전환시켜갔는지 그 궤도를 추적한다. 초기 식민지 계획자들은 대한제국 시기 지도자들에 의해 추진됐던 근래의 변화를 무시하고 메이지 일본에서 끌어온 도시 개혁이라는 재공간화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사람과 상품의 순환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도로를 격자로 만들고 로터리를 설치하려는 그들의 시도는 도시의 동맥 구조에서 작은 부분만을 바꿨을 뿐이었다. 이러한 시구개정(市區改正)의 시도는 '공익'의 추구라고 치장됐지만 토지 몰수라는 손이 많이 가는 정책을 필요로 했고 공덕심을 지닌 주민들이 공동체를 만들려는 일련의 노력을 깎아내렸다.

책의 주된 연구 대상은 추상적인 '정책'이나 '제도'가 아닌 도시민들의 삶이 펼쳐지는 길거리, 마을, 집과 같은 일생생활의 현장, 즉 '살아 있는 공간'이다. 저자는 식민지 시기에 지배 권력의 동화주의 프로젝트에 의해 여러가지 형태의 공공 공간이 새롭게 출현했으며 이곳에서 다양한 도시적 주체들이 마주치고 뒤섞이는 '접촉 지대'가 형성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책은 '친일과 반일의 유혈적 드라마'로 통념화되어 있는 지배와 피지배의 식민지 시기 역사적 서사를 총독부 당국자, 민족주의 지식인, 잇속에 밝은 장사치와 모리배들, 학생과 빈민 등 각양각색의 인생 군상들이 빚어내는 예측불가의 왁자지껄한 스펙터클로 그려내면서 '식민지 통치성'의 한계를 보여준다. 484쪽. 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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