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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음원 시장 노리는 스포티파이, 살아남기 어려운 세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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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음원플랫폼 업체인 스포티파이(Spotify)의 국내 진출설이 들려오며, 국내 음원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스포티파이가 진입하더라도 국내 음원 시장 특성 상 해외 음원 플랫폼이 안착하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스포티파이는 2006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출발한 음악 스타트업으로 2008년부터 서비스를 개시해 현재 전 세계 79개국에 진출, 음악 스트리밍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발 빠르게 시장 변화에 대응해 2011년 미국시장 진출과 페이스북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2012년 웹 기반 플레이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용자 수가 증가했다. 넷플릭스와 함께 대표적인 구독경제 모델로 꼽히기도 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2·4분기 월간 사용자 수와 유료 가입자 수는 각각 2억3200만명, 1억80만명을 기록했다. 강점은 소니뮤직, 유니버설 등과 제휴해 제공하는 폭넓은 라이브러리와 고품질 스트리밍 서비스, 고도화된 알고리즘을 활용한 플레이리스트를 꼽을 수 있다. 스포티파이의 플레이리스트는 빅데이터 분석이 반영된 선곡과 관련 업계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전문 인력이 추천하는 선곡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이 같은 강점에도 스포티파이의 국내 진출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우선 스포티파이가 '음원계의 넷플릭스'로 불리기는 하지만, 음악 시장 특성 상 넷플릭스와 같이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없어 국내 사업자와 비교해 차별점이 크지 않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음악 시장은 거의 모든 서비스 업체들이 비슷한 음원을 제공하고 있어 독점 계약이라는 개념이 사실상 없다. 넷플릭스와 같이 오리지널 콘텐츠로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셈이다.

 

전 세계의 다양한 해외 음원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강점으로 꼽히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즐기는 음악이 대부분 국내 가요이기 때문에 큰 파급력이 있을지도 의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9 음악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 간 국내 이용자가 즐겨듣는 국가별 음악은 국내가요가 94.6%, 즐겨듣는 음악 장르는 발라드가 78.5%로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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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포털 업계로 재편된 국내 음원 시장 구조도 부담이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 국내 음원 시장은 카카오M의 멜론이 전체 시장의 45%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뒤를 이어 지니뮤직은 22.3%, SK텔레콤의 '플로' 17.3%, 네이버뮤직 9%, 벅스뮤직 4.7% 순이다.

 

한국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구독경제 형태의 음원 서비스가 가장 빠르게 정착된 국가 중 하나다. 2005년 멜론이 국내 처음으로 월정액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며 디지털 음원 시장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당시에도 애플이 음원 건 당 다운로드 받는 서비스를 했던 것과 비교하면, 구독경제 시장이 국내에 빨리 정착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동통신사 마케팅도 현재 국내 음원 시장 구조가 형성된 원인으로 꼽힌다. 멜론은 포털 사업자 카카오가 운영하고, 지니뮤직은 KT와 LG유플러스를 각각 1·2대 주주로 둔 음원 업체다. 플로 또한 SK텔레콤이 2018년 출시한 음원 서비스로,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국내 음원 서비스는 결합서비스(번들링)를 통해 영향력을 키워가는 이동통신사의 마케팅 힘이 세다. 지니뮤직, 플로 등은 스마트폰 요금제와 결합해 자사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타깃 마케팅 전략에 나서고 있어 무한정한 다수를 공략하는 스포티파이가 끼어들 틈새가 많지 않다.

 

실제 세계 2위 음원 스트리밍 업체 애플뮤직은 국내 점유율 1% 미만(업계 추정)으로, 뚜렷한 두각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스포티파이가 국내 시장에서 저가 전략을 펼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국내 음악 플랫폼 사업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승인하는 한국저작권협회의 '음원 전송사용료 징수규정'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저작권 비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없어 저가 공세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국내 음원 시장에서 논란이 된 음원사재기에서도 스포티파이라고 자유로울 수도 없다. 스포티파이에서도 최근 음원사재기와 비슷한 '가짜 스트리밍' 현상으로 설전이 벌어진 바 있다.

 

최광호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사무국장은 "스포티파이는 음악 시장의 특성 상 넷플릭스와 같이 자체 제작 콘텐츠가 없고 누구나 음악 서비스를 쓸 수 있는 환경에서는 국내 시장에 진입해도 별다른 영향을 못 끼칠 것"이라며 "저가 공세도 어려울뿐더러 이동통신사의 번들링(결합상품) 전략과 경쟁해서는 살아남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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