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경제전망이 무의미해졌다. 세간의 관심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다. 최소 한 달 동안은 주식, 환율 등 금융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16일 새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전격 인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또 미국 연준은 7000억달러(약 853조원) 규모의 국채·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 사실상의 양적완화(QE)에 착수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을 포함한 세계 5개 중앙은행과 공조해 달러 스와프 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는 등 전 세계 달러 유동성을 개선하기로 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주말에 금리를 변경한 것은 세계 금융위기 때도 없었던 조치로, 지난 1979년 10월 6일 토요일 저녁의 금리 인상 이후 처음"이라며 "이번의 기습 금리 인하는 통화당국 차원에서 내놓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 "증시 전망 무의미"
미국의 전격 금리인하 소식에도 증권가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 전망을 사실상 포기했다. 실제 글로벌 주가 하락이 시작됐을 때 일부 증권사는 코스피 지수 하단을 1900선으로 잡았지만 현재는 1100선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0%를 차지하는 국가들에 코로나19가 번진 상황"이라면서 "지수 하단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또 통화정책과 양적완화가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지금의 위기는 과거 금융위기와 달리 전염병이라는 '변수'의 방향성을 예측할 수 없어서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증시에 가장 큰 변수는 바이러스 자체"라면서 "금리 인하 효과는 바이러스가 진정된 후에야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변 센터장 역시 "한국은행이 25bp를 하락하든, 50bp를 하락하든 국내 주식시장은 반응이 없을 것"이라면서 "주식시장은 금리 인하가 아니라 경제 부양을 위해 어떤 시그널을 주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 방향성은 최소 한 달은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특히 유가 안정, 회사채 리스크 해소 등 다른 요소도 안정화되는 것이 조건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통화정책은 이미 시장이 예상하고 있는 재료였다"면서 "결국 글로벌 정책 공조, 부실한 파이낸싱 정리 등 질적 완화, 유가 안정 등 세가지 요소가 해결이 돼야 금융시장 변동성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 환율·채권 여전히 불안정
환율과 채권시장에 대한 전망도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환율은 당분간 1200원대 후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원화 절상이 회복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은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회사채 시장의 불안이 해소되는 게 관건이다.
소병은 NH선물 연구원은 "국내 수출 부진과 경기침체 우려가 하단을 지지해 환율은 1200원대 후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의 변동성도 지속될 전망이다. 국채금리 하락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채 금리는 연준의 제로금리 복귀 선언과 양적완화에 따른 채권매입 재료까지 더해져 0.6%로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한국의 채권금리도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급등락이 지속되고 있어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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