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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반등 시간 걸려"…저가매수 신중론, '빚 투자'도 뚝

-개인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평균 수익률 -31%

 

-신용거래융자 잔고, 하루만에 10%↓

 

지난 1월 20일부터 이달 17일까지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수익률(종가기준). /자료 한국거래소

코로나19 확산세가 증시를 장악할 때만 해도 저가매수 전략이 우세했던 시장 접근법은 이젠 추이를 지켜보라는 신중론으로 기울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밸류에이션상 바닥을 확인할 수 없는 수준까지 하락하고 있어서다. 섣부른 매수보다는 추가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일각에선 1200선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가장 관심있는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다. 서울 강서구 마곡지점의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량주 매수 시기에 관한 투자상담이 최근 가장 많았다"고 했다.

 

삼성전자의 인기는 수치로도 확인해볼 수 있다. 코로나19 이슈가 본격화된 지난 1월 20일부터 이달 17일까지 개인은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6조144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1조2969억원 어치를 샀다. 그 뒤를 이어 SK하이닉스(6750억원), 한국전력(4479억원), 현대차(3809억원), 신한지주(3565억원), 삼성SDI(3256억원) 순으로 많이 사들였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대표 종목들도 개인의 순매수 종목 상위권에 올랐다.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로 연일 하락한 신한지주가 6위, 객실 점유율이 20% 수준까지 내려간 호텔신라가 9위로 나타났다. 주요 성장 동력이었던 중국 사업에 제동이 걸린 아모레퍼시픽도 10위를 기록했다. 개인이 철저히 저가 매수 전략으로 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쌀 때 사자"는 이들의 투자 전략은 현재까진 실패로 평가된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 하락률은 14.20%에 달했으며 순매수 상위 20위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31.29%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하락률인 -25.69%를 훨씬 웃돈다.

 

코스피 지수가 2000이 붕괴될 때까지만 해도 저가매수를 외쳤던 전문가들도 입장을 바꿨다. 글로벌 증시가 폭락했지만 '브이(V)'자 반등이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이러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개인의 손실이 더 불어날 수 있다며 '묻지마 매수'를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등 구간을 가장 먼저 살펴보라"면서도 "현재와 같이 예측할 수 없는 변동성 장세에서 성급하게 투자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말했다. 단기 급락에 따른 섣부른 매수보다는 추가하 락에 대비하며 시기를 엿보라는 조언이다.

 

다른 리서치센터장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비쳤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가 간 교류가 단절되는 등의 리스크로 예측할 수 없는 장세"라며 "보수적으로 투자 포지션을 되돌아봐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장 수급 동향 추이가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신중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며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이 나타나 반등시기가 잡힐 때까지 현금 비중을 높이는 것이 유효해 보인다"고 했다.

 

개인 투자자들도 신중해진 분위기다. 코로나19 확산세에도 꾸준히 증가하며 10조원 대에서 등락을 반복했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일 8조5421억원으로 집계되며 전일보다 9.31% 하락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이다. 잔고가 많을수록 저가 매수를 노려 주식을 산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하루 만에 10% 가까운 추락은 공격투자에 나섰던 개인들이 '빚내 투자'에 대한 위험성을 느끼고 보수적으로 돌아섰다고 해석할 수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위원은 "신용거래융자에서도 반대매매 포인트에 근접해 추가적인 폭락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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