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이 결국 코로나19 폭풍을 피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올해 실적 전망이 잇따라 하락 조정되는 가운데, 국내 업계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16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번달 10일까지 반도체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코로나19에도 반도체만은 실적을 지켜낼 거라는 기대가 컸지만, 4월 전세계 시장과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는 결국 폭풍을 피해가지 못했다는 얘기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하면서 시장 전망도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다. 이미 스마트폰 생산 절벽이 현실화한 가운데, 서버 업계에서도 투자를 줄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블룸버그는 최근 아마존과 애플 등 기업 시설 투자액 전망치를 943억달러에서 919억달러로 하향했다. 모처럼 성장을 보이던 서버 시장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려 한다는 우려도 커진다.
메모리 반도체뿐이 아니다. 당장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비롯해 자동차용 전장 반도체와 가전용 반도체 등 여러 시스템 반도체 업계에서도 부정적인 실적에 무게를 싣고 있다. 서버 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동남아시아에 코로나19 영향이 확대하면서 서버 시장 감소 예상도 나온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당초와는 달리 역성장 전망으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 예상치를 12.5%에서 -0.9%로 크게 낮췄고, IDC도 80% 확률로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작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IC인사이츠는 지난해와 비교해 4%나 역성장할 것으로 부정적 견해를 내놨다. 그 밖에 증권가에서도 반도체 업계 실적 전망을 수정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초미세 공정 개발을 지속함과 동시에,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사업 구조 효율화와 새로운 기술 개발에 힘을 쏟으며 폭풍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4세대 10나노(1a) D램을 양산하겠다는 목표와 동시에, 웨이퍼 엣지 부분 활용을 극대화하면서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 중으로 알려졌다. 이전에도 엣지 활용에 있어 높은 경쟁력을 이어왔지만,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하면서 한층 수율을 높였다는 전언이다. 패키징 분야도 육성을 통해 제품 성능 극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미 일부 생산라인을 카메라이미지센서(CMOS)로 전환키로 한 상황, 최근 특수목적회사를 통해 파운드리 업체인 매그나칩을 다시 인수하며 사업 안정성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 특성상 시장이 흔들린다고 사업 계획을 바꾸기는 어렵다"면서 "코로나19로 일부 차질이 생기긴 했지만, 예정대로 개발을 이어가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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