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시험은 '온라인'…평가방식은 '상대⭢절대' 전환
아예 안 보는 대학도…중간고사 평가 두고 대학도 학생도 '혼란'
[메트로신문 이현진 기자] "시험을 온라인으로 보게 하면서 성적을 A·B·C·D로 나누는 게 말이 되느냐. 커닝을 잘하는 사람에게 A를 주겠다는 셈이다". ('서울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게시글)
코로나 19로 비대면 온라인 강의를 이어가는 대학이 중간고사 기간에 접어들면서 평가 방식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예 시험을 치르지 않겠다고 밝힌 대학도 있지만, 대부분 대학이 시행 여부를 교수 재량에 맡긴 상태다. 중간고사를 치를 경우,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하면서 일부 학생들의 부정행위를 차단할 방법이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대학가에 따르면, 올해는 대부분 대학이 코로나 19 여파로 중간고사 시행 여부를 담당 교수 재량에 맡겼다. 통상 중간고사는 4월 말에서 5월 초까지 이뤄진다.
서울대, 숭실대, 세종대, 이화여대, 중앙대 등 서울 주요 대학 대부분이 교수 재량으로 중간고사 방식으로 정하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대면이 아닌 온라인 시험이 진행되면서 대리시험, 커닝 등 부정행위 우려가 크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 22일 이화여대 한 온라인 중간고사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담당 교수는 당초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시간을 정해 응시하라고 했지만, 부정행위가 발생할 것이라는 항의가 빗발치자 응시 가능 시간을 오후 2시 30분부터 4시까지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시험 응시 시간을 학생 마음대로 정하도록 하면, 시험을 먼저 끝낸 학생이 바로 다른 학생의 아이디로 접속해 대리시험을 치거나 시험문제를 알려줄 수도 있다"는 학생들의 항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대리시험을 봐주겠다"라는 글까지 올라오는 상황이다.
시험 성적이 나오더라도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교내 장학금 산정 기준으로 삼거나 취업에 활용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립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온라인 시험의 경우 대부분이 오픈북이지만 대리 시험 문제나 단체로 모여 합심해 시험문제를 푸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면서 "각종 학내 장학금 지급이 성적순으로 이뤄지고, 취업에 성적이 활용되는데 정당하게 시험에 응한 학생만 손해 보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평가 방식도 기존 상대평가 방식 대신 절대평가를 권고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1학기 성적평가는 철저히 교수 재량에 달려 있다"며 "별도 가이드라인은 없다"고 밝혔다. 수강생 전원의 동의를 얻는 조건으로 아예 등급이 없이 '합격''낙제'만 결정하는 급락제도 가능할 수 있다고 전해졌다.
이 같은 논란 때문에 아예 중간고사를 생략한 대학도 있다. 연세대와 단국대, 성균관대, 충남대, 충북대, 한국외대 등은 기본적으로 1학기 중간고사를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교과목 교수 재량에 따라 지필고사를 대신해 과제 제출로 갈음한다.
연세대 관계자는 "중간고사는 치르지 않는다. 다만 교수 재량으로 과제물 제출 등을 통해 학생 평가를 진행할 수는 있다"라면서 "교내 장학금 선발 기준에 학생 성적이 주요하므로 조만간 교무위원회를 통해 선정 방식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시험 시행 여부나 평가 방식 등에서 여러 가지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대학도 뾰족한 대안이 없어 혼란스러운 입장이다. 교육부가 이와 관련 세부지침을 내리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인천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온라인 중간고사와 관련해 정부 부처에서 따로 전달한 지침은 없었다"라면서 "교수들에게 최대한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고 과제 등으로 대체하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결정적으로는 교수 재량에 맡길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9일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 기간을 오는 5월 5일까지 연장키로 했다. 다만, 국민 피로도와 경제 영향 등을 고려해 종교·유흥·실내 체육 시설과 학원에 대한 운영 중단 권고를 해제하는 등 실천 강도를 대폭 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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