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에 취업문 '더' 닫힐까 우려
4월 고용 하락세, 29세 이하가 4만여명으로 '직격탄'
삼성, 최초 온라인 채용 예고…경영 환경 불투명 기업들은 채용 최소화
"단기 일자리 제공 정책 지양…SW 등 전문인재 양성책 마련해야"
[메트로신문 이현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신규채용이 연기·축소되면서 20대가 고용 한파 직격탄을 맞고 있다. 코로나19가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조심스럽게 물꼬를 틔웠던 채용 시장이 최근 이태원 클럽 사태로 또다시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일회성 일자리 마련은 지양하고 소프트웨어 등 유망분야 전문인재 양성 지원책을 확대해 위기 돌파구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13일 고용노동부 '고용행정 통계로 본 4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고용보험 자격 취득자는 전년 동월 대비 12만1000명 감소했다. 29세 이하가 4만1000명으로 전 세대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 3월 기업의 신규 구인 규모도 14만 4800여명으로 1년 전보다 24% 이상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던 일부 기업의 신입사원 채용이 정부의 '생활 속 거리 두기' 방역 체계 전환 이후 점차 추진되고 있었지만, 이태원 클럽에서 촉발된 집단감염을 계기로 재확산 추세로 돌아서며 취업준비생들은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홍익대 건축학과 5학년에 재학 중인 이 씨는 "코로나19로 아르바이트 자리도 줄어든 데다 준비하던 주요 대기업 채용은 코로나 사태로 줄줄이 일정이 연기·취소돼 난감하다"면서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채용 재개를 기대했는데 집단감염이 재확산해 답답하다. 취업 스터디마저 모이기 어려워 지면서 매일 집에만 머무르다 보니 취업과 점점 멀어져 가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 예로, 올해 상반기 850여명을 채용하기로 했던 한국철도(코레일)는 지난 2월 10일 원서접수를 마치고도 아직 이후 채용 과정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지난달 25일 치르기로 한 필기시험은 6월 14일로 미뤄졌으며, 5월 26일 예정됐던 실기시험은 내달 30일로 연기된 상태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최종 합격자 발표를 6월 16일에서 7월 17일로 미룬 상태다. 국내 주요 항공사들은 올해 상반기 채용공고를 내지 않았고, 신한은행·우리은행 등 금융권은 상반기 공개채용을 미룬 뒤, 수시채용을 진행 중이다.
삼성이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등 일부에서는 공채 전형 방식에 변화를 주며 채용을 재개하고 있지만, 규모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코로나19로 경영 환경이 불투명해진 기업들이 각 계열사 또는 사업부별 필요 인력을 최소한으로 뽑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른바 '코로나 세대'의 출현이 예고된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10여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취업난을 겪었던 세대가 이후 지속해 고용불안에 시달렸던 점을 고려하며 이들도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란 우려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요셉 연구위원은 최근 '청년 고용의 현황 및 정책 제언' 보고서에서, 같은 나이의 근로자에 비해 첫 입사가 1년 늦어졌다면 이후 10년 동안 받은 임금이 연평균 4~8% 적어 코로나 취업난의 여파가 10년을 간다는 결과를 내놨다. 청년층 취업자 수가 연 10만명 감소할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도 제기됐다.
국제통화기금(IMF) 세대, 금융위기 세대의 비극이 코로나 세대로 이어지지 않게 하려면 정부 대책이 시급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정부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55만 개 공공·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최저임금을 웃도는 6개월짜리 단기 직장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다. 한 연구위원은 "직업교육과 노동시장 연계성을 강화하는 등 청년들이 자신의 경력을 쌓아나가는 디딤돌이 되는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서 촉발된 국가 위기 국면을 전문인재 양성책을 펼쳐 돌파구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취업난이 예상되는 청년들에게 IT를 비롯한 향후 유망분야의 교육 훈련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소프트웨어 역량이 강하지만, 반면 인력은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면서 "국가 차원의 소프트웨어 전문인재 양성 등 근본적인 인력양성책을 펼쳐 위기 돌파구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