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등록금 인하 대학 없어"…대학생 집단휴학 우려
2학기도 대부분 '온라인' 위주 등록금 갈등 '뇌관'
1학기 등록금 반환 계획은 지지부진…대학 "재정난" 토로
[메트로신문 이현진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대학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2학기 등록금을 조정한 대학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2학기에도 비대면 수업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이면서 1학기 내내 이어졌던 등록금 갈등이 당분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휴학생이 대거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면서, 대학 재정난이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다.
29일 국회 교육위 소속 미래통합당 배준영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4년제 국공립·사립대학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2학기 등록금 책정액을 변동한 대학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가 2학기 등록금 결정과 관련해 대학들과 협의했는지에 대해서도 배 의원은 교육부가 '해당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2학기에도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학사운영이 확실시되면서 등록금은 대학과 학생 간 갈등의 뇌관으로 남아있다. 코로나19 감염이 이어지면서, 서울권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대부분 대학은 2학기에도 비대면 강의를 예고한 상태다.
특히 교육 당국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1학기 등록금 반환 계획은 지지부진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코로나19와 관련해 1학기 등록금 일부를 돌려주기로 한 대학은 국공립대 30곳과 사립대학 10여 곳에 그친 상태다. 앞서 교육부는 대학 등록금 반환 자구 노력을 한 대학을 대상으로 우회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대학이 1학기 등록금 반환과 2학기 등록금 인하를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재정난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 여파가 대학 신입생 이탈로 이어질 조짐도 보이면서 대학은 이중고를 토로한다. 교육평가기관 유웨이가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2020학년도 수능을 치른 대학생 738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 결과, 신입생 46.5%가 "반수를 할 생각이 있다"라고 대답했다.
'졸업생 입장에서 2021학년도 수능에서 고교 재학생과 재수생 격차가 어떨 것이라고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60.4%가 "2020학년도 수능보다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반수를 감행할 경우 졸업생으로서 더 나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1학기 때 수업 질 하락을 경험한 학생 중에선 2학기 휴학을 결정하는 학생도 늘어날 전망이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신입생 이탈 등 학생 등록률 하락은 대학의 재정수입 감소로 직결되기 때문에 대학 재정수지 적자가 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대학 재정 상황을 고려하면 (반환을) 쉽게 결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일부 적립금을 대거 보유한 대학을 제외하면 대부분 대학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학과 학생들이 혼란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교육부가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배준영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대로라면 대학교 2학기 등록금이 1학기 수준으로 동결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1학기 등록금 문제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2학기 등록금까지 논란이 된다면 많은 대학생의 집단휴학까지 이어질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대학 교육이 혼란에 처하지 않도록 교육부는 대학의 등록금 문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해지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집행위원장도 "1학기 등록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2학기가 시작하면 학생들의 불만이 폭발할 것"이라면서 "학생들이 요구하는 방향대로 1학기 등록금에 대한 대책 논의가 이뤄져야 하고, 2학기 등록금 감면도 따로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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