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장학금 없애고 '코로나19 장학금'…일부 학생 소송 움직임도
코로나19 특별장학금 재원 마련을 위해 일부 대학에서 성적 장학금을 축소하면서 학생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일부 대학 학생들은 소송 움직임을 보이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13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경대가 성적장학금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학생들이 제대로 된 소통 없이 일방적 공지라며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다.
서경대는 최근 '2020학년도 1학기 성적평가관련 성적장학금 한시적 폐지'를 공지했다. 2020학년도 1학기 성적평가(절대평가)에 따른 성적우수장학금 등을 한시적으로 폐지한다는 내용이다. 서경대는 지난 1학기 대부분의 수업을 비대면 강의로 진행하면서 한시적으로 성적 채점 방식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변경했다.
배재대도 학부생 전원에게 코로나19 특별장학금을 지급하고 2학기 등록금을 일부 감면하는 대신 성적장학금 혜택은 등록금 30% 감면으로 줄이기로 했다. 배재대는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재학생들의 학업을 장려하고 생활 안정을 위해 계열 별 20만 원에서 23만 9000원의 특별 장학금 지급을 결정했다.
이에 더해 대학 측은 휴학생을 제외하고 코로나19로 부모님이 실직 혹은 폐업한 상황에 놓인 재학생들에게 50만 원을 지급하는 경제곤란장학금을 신설해 등록금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대신 기존에 최우수 72%, 우수 52%, 모범 35% 등의 기준으로 지급했던 성적 장학금 기준을 한시적으로 변경했다.
목원대와 대전대 등도 성적향상 장학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상태다.
대학의 이같은 결정은 지난 학기 성적 변별력이 낮아졌다는 우려에서다. 코로나 19 여파로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된 데 이어 성적 산출 방법 또한 기존 방식과는 달리 절대평가로 전환하면서다. 일부 주요 대학은 학생들 요구에 따라 시험 성적이 공지되면 최종 성적을 확인한 학생이 부여된 성적을 그대로 받을지(패스·통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하면서 성적 변별력 저하 우려를 낳기도 했다.
학생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일부에서는 소송 제기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상황이다. 배재대 학생 A씨는 "성적 장학금 축소는 성적 평가 방식을 절대 평가로 바꿨을 때 즉시 공지했어야 했고 이와 관련한 학생들의 의견 수렴도 없었다"면서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학생 100명 이상이 될 경우 성적 장학금 축소 조치에 대한 집단소송과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학생도 SNS를 통해 "학생들은 장학금을 못 받는 것 보다 학생들의 동의 없이 성적 장학금 폐지를 결정하는 학교 측의 태도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대전대 학생들은 카카오톡 단체방을 꾸려 소송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학은 재정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특별장학금 지급을 위한 '재원 마련'이 숙제로 남으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교육부가 등록금 반환 대학에 '우회적' 지원을 위해 발표한 '대학 비대면 교육 긴급 지원 사업'도 조건부 지원인 만큼, 각 대학에 대한 교육부 지원 규모가 불확실한 상태기 때문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성적장학금을 폐지해 등록금을 반환하는 대학의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아 보이지만 그만큼 재원 마련이 숙제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숭실대와 명지대, 인하대 등 일부 대학도 성적 평가 방식 변경에 따라 성적장학금 폐지를 검토하다가 학생들 반발 등으로 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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