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강의 듣고 서울대 학점 딴다"…거점 국립대 네트워크 '초읽기'
10개 국립대 이르면 내년부터 학점교류 시행
9곳은 학위 공동 과정 운영하는 '통합 네트워크' 구성 논의
기타 지역 중심 국립대 참여 의지도…"10곳만 할 경우 또 다른 불균형" 우려
"전북대에서 강의 듣고 서울대 학점을 이수한다."
국내 거점국립대가 '거점 국립대 네트워크' 초읽기에 들어섰다. 이르면 내년 봄학기부터 서울대를 포함 10개 국립대가 학점교류를 추진한다. 서울대를 제외한 9개 대학은 단순히 '학점 교류' 수준을 넘어 공동 학위제를 운용하겠다는 의지도 보이면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고등교육정책 중 하나인 '국공립 대학 통합 네트워크'가 형성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4일 대학가에 따르면 국립대 법인 서울대와 전국의 9개 거점 국립대학이 이르면 내년부터 학점교류에 나선다. 이에 따라 서울대와 거점국립대 학생들이 앞으로 자신의 대학이 아닌 다른 지역 대학의 강의를 들어도 소속 대학 학점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10개 대학 총장들로 구성된 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거점국립대학교 학생 교류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이르면 다음 학기부터 국립대 법인으로 운영되는 서울대를 비롯해 강원대, 경북대, 경상대,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등 거점국립대 간에 학점 및 학사 교류가 이뤄진다.
이번 교류는 코로나 19로 비대면 수업과 학생 이동이 자제되는 상황에서 논의가 급진전했다. 협약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거점국립대 재학생들은 재학 중인 대학이 아닌 다른 거점 국립대에서 수업을 듣고, 자신이 소속한 대학의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구체적인 진행내용은 추후 논의를 통해 정해질 예정이지만, 올해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의 경우 타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대를 제외한 9개 대학에서는 '거점국립대학 원격수업 학점교류 사업'을 통해 이번 2학기부터 원격수업을 통한 학점교류가 진행되고 있다. 기존의 '학점교류' 시스템과 달리 소속 대학을 통해 수강신청이 이뤄지고, 수강 이후 학점이 그대로 부여되는 시스템이다. 거점국립대학 원격수업 학점교류 사업은 2018년 국립대학 육성사업 중 국립대학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해 시작됐다. 2학기 진행 이후 보완점 등을 파악해 점차 수강과목을 늘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대 총장들은 이번 학점 교류가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로 가는 기초단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거점 국립대 네트워크 구축은 기존 지방 불균형, 대학 서열화 완화를 위해 제기된 거점국립대 통합과 연결되는 내용이다. 올해의 경우 행정수도 이전 논의와 맞물리면서 다시 제기되고 있다.
다만 서울대는 일단 통합 네트워크 논의에서 빠졌으며, 학점교류까지만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대는 국립대학이 아닌 국립대학법인이지만 거점 국립대학들과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취지로 협약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10개 대학의 학점교류는 이르면 내년 1학기부터 진행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교류 시기와 교류자격, 평가방식 등 구체적인 사안은 추가로 논의될 예정이다. 앞으로 각 대학은 협약 이행을 위해 교류 자격과 평가방식에 공통 기준을 마련하고, 대학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인프라를 공유할 예정이다.
거점국립대학 간 학점과 학사 교류가 확대되면 대학 교육이 하나의 시스템 안에 통합돼 교육의 질도 한결 높아지고, 대학 서열화와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지방대 위기까지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거점대학 간 공동연구도 진행할 수 있어 연합대학과 기업 간 산학연 클러스터 구축도 가능하다.
추후 거점 국립대를 넘어 지역 국립대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10개 대학 이외의 지역 중심 국립대도 참여 의지를 보이기 때문이다. 곽병선 군산대 총장은 "국내에 거점 국립대 9곳, 지역 중심대 19곳, 교육대학 11곳, 국립대학법인인 서울대와 인천대까지 해서 총 41개교가 있는데, 10개 거점 국립대만 네트워크를 구성해 집중적으로 육성할 경우 이는 또 다른 불균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지역 중심대의 경우 지역 경제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고, 지역 내 다양한 수요를 반영하기 위해서라도 국립대 네트워크 구성 논의에 지역 중심 국립대도 빠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각 국립대를 연구 중심 대학, 교육 중심 대학, 교육·연구 연계형 대학 등으로 나눠 네트워크를 구성하면 인력 양성도 체계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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