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학기 비대면 고사 치르며 곳곳에서 집단커닝 문제 불거져
코로나 확산에 상당수 대학 전면 비대면 시험 시행
학칙 바꾸고 '캠'으로 학생 시험 작성 모습 감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기말고사 시즌을 맞은 대부분 대학이 '비대면' 방식 고사를 택하는 가운데, 대학들이 시험 공정성 확보를 위해 부정행위 방지 대책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지난 1학기 인하대 의대와 서강대, 서울대, 연세대 등에서 온라인 시험 집단 부정행위가 드러나면서 공정성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14일 대학가에 따르면 고려대와 이화여대, 서강대 등은 수도권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격상과 관련해 기말시험을 '전면 비대면'으로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대학은 대체로 지난 7일부터 오는 28일까지 기말고사를 치른다.
고려대는 지난 3일 공지에서 "지난 주말 이후 본교 학생 1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자가격리자가 61명에 이르고 있다"며 "상황이 심각·엄중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부득이 기말시험을 전면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강대도 지난 7일 코로나19 대책위원회 의결에 따라 2학기 기말시험을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성균관대도 교수진에 온라인 시험을 권장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이화여대, 인하대, 연세대, 중앙대 등이 기말고사를 원격으로 선회했다.
기말고사를 비대면으로 치르기로 하면서 대학들은 학생들이 함께 모여 문제를 풀거나 답안을 공유하는 등 부정행위 방지대책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경희대는 온라인 시험윤리 준수 대책을 마련하며 학사 규칙까지 변경했다. 경희대는 최근 '온라인 시험윤리 준수 사항'을 공지했다. 시험윤리 준수 사항에는 '시험 부정행위를 한 학생은 총장 직위의 징계처분을 받거나 당해 학기 취득한 성적이 무효처리 될 수 있다'는 변경된 학사 규칙이 담겼다.
컴퓨터를 이용하는 시험 환경을 고려해 시험 감독 효과를 도모하는 경우도 많다. 성균관대는 화상회의 시스템 '웹엑스(Webex)'를 통해 응시생의 신분과 연습장을 확인하고 시험을 감독한다.
서강대는 시험문제 제공에서 셔플(Shuffle) 기능을 도입했다. 개별 학생마다 시험환경을 달리 적용해 같은 문제를 풀더라도 답의 보기 순서를 바꾸는 등 다르게 산출되는 방식이다.
고려대는 학생이 시험에 응시하는 동안 다른 브라우저에 접속할 수 없게 하는 '록다운 브라우저'를 활용하는 등 부정행위 방지 기술을 교수진에 권하고 있다.
애초에 시험 문제를 '단답형'이 아닌 서술형·창의형으로 제출해 커팅을 우회적으로 차단하기도 한다. 연세대는 교수들에게 부정행위와 관련해 단순 암기나 자료 검색으로 풀 수 없는 창의적인 문제를 출제하거나 오픈북 시험을 권장했다. 창의적 문제를 내 책을 펴놓고 시험을 보더라도 평가가 가능한 방식이다.
코로나 장기화하면서 학교와 학생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교육부가 통일된 기준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지역 한 기획처장은 "지난 1학기 온라인 시험에서 학생들의 부정행위로 홍역을 치렀지만, 아직도 교육부에서 지침이 따로 있지 않다 보니 학교 차원에서 교수와 학생들을 설득해 시험을 진행하며 애로사항이 많다"라고 토로했다.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서는 문제 해결형 출제방식, 표절 검색 프로그램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핵심 용어나 기본 개념을 활용해 문제 해결력을 측정하는 논술형, 구술형 시험을 보거나 주어진 과제 해결 과정을 동영상으로 녹화해 유튜브 등에 탑재한 후에 링크를 제출하도록 하는 게 좋다"라며 "논·서술형 시험은 표절 검사를 해 복사해서 붙여넣기 여부, 학생들 간 답안 공유 여부를 검사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득이하게 객관식이나 단답형으로 시험을 봐야할 경우에는 온더라이브(On the live)의 무료 시험 기능을 활용하거나 구글 혹은 네이버 설문지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그리고 줌 등을 활용해 학생들의 시험 응시 모습을 모두 녹화하되, 온라인 시험 감독 시 시험 응시 모습이 원칙에서 벗어난 학생들에게는 부정행위로 간주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등 적극적으로 시험 감독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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