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대부분 현장 졸업식 대신 '사전 녹화 영상' 개시
대학생 70%, 올해 졸업식 해도 참여 안 해…"비대면 무의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졸업 시즌을 맞은 대학들이 올해도 학위수여식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나섰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지난해 2월 대부분 대학이 졸업식을 취소한 데 이어 지난해 8월 졸업에는 비대면 생중계 졸업식이 진행됐지만, 올해는 대부분 대학이 온라인 축하 영상 개시로 방향을 트는 모양새다. 과거 대학 생활 마지막 추억으로 남았던 학위 수여식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으로 개최되면서 온라인 생중계에도 참여하는 학생이 많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일 대학가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시작됐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부분 대학이 대면 학위수여식을 취소하면서 캠퍼스 현장에서 열리는 대학 졸업식 풍경은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면서 이번 달에 예정된 대학이 졸업식을 비대면·소규모로 계획하거나 일정 자체를 취소하면서다.
특히 이번 2월 학위수여식은 대부분 대학이 온라인 영상 개시 방식을 택하고 있다. 연세대는 2021학년도 2월 학위수여식을 영상으로 촬영해 22일 학교 홈페이지 및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졸업자를 위해 가운과 학위모 대여, 졸업앨범 배부, 졸업증서 배부는 예정대로 진행되며 인원 분산을 위해 기간을 연장해 8일간 배부한다는 방침이다.
이화여대도 애초 22일로 예정됐던 학위수여식 행사를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진행하지 않기로 하고, 대신 총장 축하 영상을 학교 유튜브에 게재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졸업증서, 학위기 및 교원자격증은 학생들이 직접 소속 전공(학과) 사무실에서 받게 된다.
성균관대는 17일 사전제작 축하 영상 공개로 학위수여식을 대체한다. 성균관대는 "대학의 2021년 겨울 학위수여식은 코로나19 극복 노력에 동참하고자 온라인 학위수여식으로 시행하기로 했다"며 "졸업자와 가족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조치인 만큼 양해 바란다"고 밝혔다.
서강대는 예정됐던 졸업식을 취소하고 총장 축하 영상으로 대체한다. 학위증은 학과별로 배부할 계획이다.
지역 대학도 마찬가지다. 울산대는 지난해 전·후기와 마찬가지로 다음 달 19일 예정된 제48회 학위수여식을 열지 않기로 했다. 대신 울산대는 오연천 총장과 김도연 울산공업학원 이사장의 인사를 영상물로 제작해 학교 홈페이지에 올릴 예정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대학가에 3번째 졸업식 시즌이 다가오면서 그 풍속도도 변화하고 있다. 이화여대, 인천대, 홍익대 등 지난 8월 비대면 생중계로 졸업식을 진행한 대학 일부가 올해는 동영상 개시로 속속 대체하는 이유는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비대면 수업에 이어 졸업식마저 비대면으로 예정되면서,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대학생이 크게 늘고 있다.
4일 잡코리아에 따르면 졸업식 참여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올 2월 졸업을 앞둔 대졸 예정자 573명에게 '졸업식 참여의사'를 물은 결과 응답자 70.9%가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 답했다. 지난해 같은 질문으로 잡코리아가 설문조사를 실시했을 당시 31.6%만 '불참'의사를 밝힌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불참 의사가 높아졌다.
불참 이유로는 '비대면·랜선으로 진행돼 졸업식의 의미가 없다'는 응답이 60%에 달해 압도적인 응답률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 발병 후 첫 졸업시즌이던 지난해 2월에도 67%에 달하는 학생이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잡코리아 조사 결과, 조사에 응답한 대학 기졸업자 1095명 중 66.9%가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9년 이전 졸업생의 경우 28.1%가 졸업식에 불참했던 것을 고려하면, 그 수치는 크게 낮아졌다. 불참 이유도 '비대면 졸업식 등 의미 없는 행사 성격 때문'이라는 응답이 43.8%로 1위를 차지했다.
수도권 한 대학 관계자는 "지난해 수업 대부분이 비대면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온라인 졸업식이 낯설지는 않겠지만, 과거 대규모로 캠퍼스에서 이뤄지면서 느꼈던 졸업식처럼 졸업 추억은 줄어들 것 같아 아쉽다"며 "특히 올해는 생중계보다는 온라인 녹화 축하 영상을 개시하는 방법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생중계로 하더라도 제시간에 맞춰 보는 학생이 극소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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