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걱정없는세상, 강득구·이수진 의원실과 사립대 분석
전국 92개교 중 28개교, 학력·출신학교별 점수 차등
"일부 대학, 용모·가족도 평가…채용절차법 위반"
사립대학 10곳 중 3곳이 직원 채용 시 출신학교에 차등을 두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학 직원 채용에도 블라인드 채용이 도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가족 사항이나 용모, 출신지 등을 채용에 반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일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이수진(비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사립대 92개 학교를 대상으로 직원채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류전형 심사평가표에 학위나 학력에 따른 배점을 차등화하는 학교가 28곳에 달했다. 30.4%에 달하는 수치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원들과 강득구, 이수진 의원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사립대학 직원 채용 실태분석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에 '공정한 블라인드 채용' 전면 도입을 촉구했다.
◆ 직원 채용시 출신학교 '블라인드'하는 대학, 97곳 중 단 1곳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분석 내용을 보면, 채용공고에 학력 제한을 둔 곳은 70곳으로, 전체 분석 대상 대학의 80%에 육박했다.
입사지원서에 학력을 기재하도록 하는 사립대는 69곳으로 전체의 76%다. 출신학교를 블라인드 처리하는 학교는 1곳, 학력기재만 하는 대학은 3곳에 불과했다. 면접 등 전형 일부만 블라인드로 처리하는 학교도 3곳이었다.
용모나 키·몸무게 등 신체 조건이나 가족 사항, 출신지 등을 이력서에 적도록 해 채용에 반영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곳도 있었다.
19곳(20.6%)은 신체 조건(용모·키 등)을, 22곳(23.9%)은 가족사항을 적도록 했으며, 출신지를 파악하는 대학도 1곳(1%) 이었다.
목포가톨릭대는 업무수행능력이라는 평가항목에 '인상·태도'라는 배점 항목을 배점을 뒀다.
이밖에 ▲가족관계증명서·등본제출 요구(12곳) ▲가족관계 기재(8곳) 등 가족 학력이나 직업까지 기재하게 하는 대학도 2곳이었다. 홍익대는 가족 동거·부양 여부까지 작성하도록 했다. 광신대는 구직자 가족의 최종 출신학교 명과 직장명, 직장 직위까지 기재하게 하는 등 직무와 무관한 구체적인 사적 정보를 요구했다.
◆ 인권위 "채용 시 학력 차별, 고용차별"…사걱세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제정해야"
이는 모두 채용절차법을 위반한 사례라는 지적이다. 직원 채용 시 합리적인 이유없이 응시자격을 특정 학력 이상으로 제한하는 것은 학력을 이유로 한 고용차별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국가인권위원회도 학력이나 출신학교가 업무능력과 관련이 깊다는 객관적인 기준이나 합리적인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06년 국민은행 채용과정에서 불거진 학력차별에 대해 '직원 채용 시 응시자격을 4년제 대졸자 등으로 제한한 것은 학력을 이유로 한 고용차별에 해당한다'며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입사지원서 상 직무와 무관한 혼인여부, 가족 정보 기재 및 입증자료 제출, 출신지역 기재 요구 등은 현행 채용절차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현행법 상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며 "출신학교에 의한 차별 뿐만 아니라 용모, 가족사항, 출신지를 묻는 사립대의 채용 관행은 문재인정부의 블라인드 채용 안착화 및 직무능력중심채용 확산을 기조로 하는 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며 불합리한 채용 차별을 금하고 있는 법률의 취지에 반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사립대 포함 대학 전체에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행법으로 출신학교 차별을 금지하고 있으나 실질적 규제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출신학교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근본적으로 차별 채용을 방지해야 한다"며 "채용 이후의 업무 배치나 승진, 임금을 포함한 고용 전반에서 불합리한 출신학교 차별을 금지하고 직무능력중심의 채용을 통해 구시대적인 고용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고려대·연세대의료원은 직원 채용에서 응시자 출신 학교 별로 등급을 매긴 사실이 지난해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드러나 경고를 받았다. 이후 고려대학교 의료원은 채용 심사에 활용되던 출신학교차등점수제를 폐지하고 출신학교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했다.
그 결과 합격자 출신 대학의 수가 137개교(2017년)에서 190개교(2020년)로 증가했으며, 상위권 등급 대학의 합격률은 떨어지고 하위권 대학의 합격률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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