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대학들이 대면 수업 확대를 검토하면서 대학생 사이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사회적으로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니 대면 수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찬성 의견도 있지만, 20대는 백신 접종에서 가장 뒷순위로 밀려 있기 때문에 벌써 대면 수업을 진행하는 건 위험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대·연세대·한양대 등 대면 수업 확대 방안 마련
17일 대학가에 따르면 일부 서울 주요 대학들은 오는 2학기부터 대면 수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대학들은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와 실험·실습 여부 등에 따라 대면과 비대면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대학가에서 가장 먼저 2학기 대면 수업을 확정한 곳은 서울대다. 서울대는 지난달 31일 총장 주재 수업 환경 개선 회의 끝에 2학기 대면 수업 방안을 확정하고 발표했다. 서울대는 2학기 대면 수업을 위해 한 강의 당 수강인원을 100명 미만으로 제한하고 초과하면 인원을 분산할 계획이다. 학생 분산을 위해 기존에 강의가 없던 점심시간, 오전 9시 이전, 오후 5시30분 이후, 주말에도 수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연세대와 서강대, 성신여대는 수강 인원 제한을 조건으로 대면 강의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대도 거리두기 단계별 대면 수업 진행을 확정했다. 중앙대 등 다른 주요 대학들도 대면 강의 확대를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면 활동을 원천적으로 중단했던 대학의 정상화가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서울 한 사립대 관계자는 "대학은 2학기 대면 수업을 확대해 지난해 불거졌던 수업 질 하락 문제 등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우선 교육부가 마련 중인 지원 체계나 타 대학 상황을 보고 내부 회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접종 못 하는 20대…"대면 강의 이르다"
그러나 대학생 사이에서는 대면 수업 확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제대로 수업을 듣고 대학 생활을 즐길 수 있겠다며 환영하는 반응도 적지 않지만, 아직 백신 접종 대상자가 아니어서 감염이 걱정된다는 의견도 많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이모 씨는 "대면 수업에 무조건 반대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미국의 경우 대학생들도 백신을 다 접종한 뒤 대면 수업을 진행하는 거로 알고 있는데 한국처럼 20대에게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개강하면 부작용이 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한국에서 백신 접종을 위해 사용하는 약품은 대부분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이다. 이 백신들은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때문에 타 연령층보다 백신을 급하게 맞을 필요가 없는 20대에게는 접종을 금지하고 있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에도 20대는 후순위로 밀려 있기 때문에 접종이 불가능하다. 교육부와 방역 당국은 여름방학인 7~8월 중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고3과 재수생에게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접종하는 백신은 화이자로 진행할 예정이다. 집단 감염을 우려한 조치인데 정작 이 대상에 대면 강의를 앞둔 대학생들은 제외돼 있다.
◆"비대면 수업 취약점 많다"…대면 수업 찬성 의견도
비대면 수업의 취약점 때문에 대면 수업을 바란다는 의견도 있다. 올해 서강대에 입학한 대학생 한지연(20·가명) 씨는 "이번 주에 시험을 보고 방학을 하는데 아직 대학 캠퍼스 안에서 수업을 받아본 적이 없고 친구들과도 카카오톡을 통해서만 대화하고 있다"며 "집에서 온라인을 통해 받는 수업은 집중이 잘 안 되는 등 부작용이 커 2학기에는 개강을 해서 캠퍼스 라이프(생활)를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외대에 재학 중인 김모 씨도 "작년 비대면 수업이 처음 시행됐을 때 일부 대학에서 집단 커닝 사건이 있지 않았냐"며 "지금도 그런 일이 있지만 걸리지 않는 것일 뿐 온라인 시험으로는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2학기 대면 개강을 위한 지원 논의를 시작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4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 회장단과 간담회에서 2학기 대학 대면 수업 확대 가능성을 언급하며 교육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앞서 교육부는 대학의 2학기 대면 강의 확대를 위해 교직원들이 백신을 우선 접종할 수 있도록 방역 당국에 요청한 상태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관련된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며 "대학은 자율성이 많이 있는 곳이다 보니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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