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가 부실대학 된 거 맞아? 대학 본관에서 나부끼던 '국내 9위 대학'이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보며 자랑스럽게 대학 생활을 했는데?????"
이미 15여 년 전 사회에 발을 딛고 현재 국내 굴지의 IT 대기업 연구원인 대학 동기에게서 받은 카톡 메시지다. 글에는 물음표가 무려 10여 개나 찍혀 있었다.
최근 교육부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를 두고 혼란을 겪은 건 대학가뿐만이 아니다. 본인이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자식이 대학가는 날이 오히려 더 금방 다가올 만큼 이미 '대학'과는 멀어진 '사회인'에게도 이슈였다.
당시 공과대학 동기 10명 중 8명은 국내 대기업에 취직했고, 그중 4명이 이번 카톡에 물음표를 가득 담아 보낸 친구와 같은 S그룹에 입사했다. 육아나 이직 등으로 현재 그들이 그곳에 모두 남아있지는 않지만, 선·후배 등 수많은 대학 동문들이 20여 년 만에 '대학' 관련 이슈에 눈을 돌렸다.
올해 진단은 이전의 1~2주기 평가와도 또 달랐다. 사실상 그간 '부실대학'이라고 불리던 국가장학금 지급 및 등록금 대출 불가 대학인 재정지원제한대학은 지난 5일 이미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부터는 선정 방식 및 순서가 바뀌면서 일반재정지원만 받지 못한 것 뿐인데 이번 미선정으로 '부실대학'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평가를 두고 대학 내·외에서 불신도 크다. 교육부가 동일한 지표로 진행한 타 평가에서는 최우수점을 받았던 인하대가 이번 진단에서는 최하위 수준 점수를 받은 게 일례다. 특히 인하대는 올해 상반기 대형 국책연구과제를 수주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기관으로부터 지원받은 연구비가 167억원에 이른다. 이번 교육부 평가에서 미선정돼 3년간 받지 못하게 되는 대학혁신지원사업비보다도 더 많은 액수다.
이번에 발표된 일반재정지원 미선정은 일반재정지원사업인 대학혁신지원사업 지원에서만 제외된다. 신입생 및 재학생에게 국가장학금이나 학자금 대출 등 학교에서 제공하는 혜택과 졸업과 취업 등의 모든 학사 운영에는 지장이 없다. 물론 현재 대학가에서 공공연히 거론되는 '부실대학'과도 거리가 멀다.
"이번 평가로 신뢰를 잃은 건 인하대가 아니라 교육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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