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은행의 예금·대출 금리가 순차적으로 오를 전망이다. 다만 예대마진(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은행들은 우선 예·적금 금리를 기준금리 인상분보다 더 높게 적용할 방침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수신금리 인상을 위한 내부검토를 시작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0.75%에서 1%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특히 은행들은 이번 금리인상 수준을 기준금리 인상분보다 더 높게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통상 은행들은 예금금리 인상수준을 '기준금리 인상폭'과 '자금확보 필요성'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당장 자금확보가 필요치 않은 상황에서 예·적금 금리폭을 확대해 인상하겠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신잔고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면 예적금 금리를 높여 자금조달을 해야 하겠지만 올해는 시장 유동성이 과도하기 때문에 예금금리를 얼마나 올릴지 검토해봐야 한다"며 "다만 이번에는 기준금리 인상분 보다 더 많이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하는 이유는 대출금리는 빠르게 오르는 반면 예·적금 금리는 더디게 오른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는 2018년 11월 1.75%에서 지난해 5월 0.50%로 떨어졌다. 당시 대출금리는 4.56%에서 3.33%로 1.23%p, 예금금리는 1.96%에서 1.07%로 0.89%p 내렸다. 감소비율을 보면 대출금리는 26.97%, 예금금리는 45.40%다.
반면 기준금리가 인상된 올해 8월을 보면 대출금리는 3.33%에서 3.97%로 0.64%p 오르고, 예금금리는 1.07%에서 1.03%로 0.04%p 내렸다. 기준금리가 떨어진 시기에는 예금금리를 대폭 낮추고, 기준금리가 오른 시기에는 대출금리를 대폭 올리는 방식으로 예대마진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기예금 1년제 이하 단기 수신상품은 특판 형식으로 최소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 금리를 올리려고 한다"며 "취업준비생 대상 적금이나 여행관련 예·적금 등 특정상품은 우대금리를 더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예금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예금금리가 오르면 조달비용이 올라가 대출금리 인상이 후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코픽스나 금융채금리(수익률)를 기준으로 삼는다. 코픽스는 한달간 예적금 자금을 조달한 비용을 가중 평균한 금리다. 은행들이 이달말 예·적금 금리를 올리면 내달 12월 15일에 발표하는 코픽스부터 예금금리 인상분이 반영돼 대출금리가 오를 수 있다. 금융채 금리를 기준으로 하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은 대출금리가 코픽스를 기준으로 하는 주택담보대출보다 더 빠르게 오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에서도 대출금리를 인상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예·적금 금리를 기준금리 인상분 이상으로 올리더라도 대출에 영향을 덜 주거나 조달비용이 적은 상품에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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