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에 긴장감이 불고 있다. 오는 6월부터 '디폴트 옵션(사전운용지정제도)' 시행으로 기존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이탈이 우려되는 가운데 수익률마저 저조한 수준을 지속하면서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6개 국내 주요 보험사의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2%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분기 업계 평균 수익률이 확정급여(DB)형 1.61%, 확정기여(DC)형 2.21%, 개인(IRP)형 1.9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DB형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롯데손해보험으로 1.90%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교보생명과 한화손보가 각각 1.88%, 1.87%로 뒤를 이었다. 반면 KDB생명의 경우 0.13%의 수익률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DC형의 경우 교보생명이 3.32%의 수익률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생명이 3.12%의 수익률을 거두며 뒤를 이었다. 그 밖에도 ▲삼성생명 2.71% ▲KDB생명 2.19% ▲한화손보 2.18% ▲KB손보 2.13% 등이 2%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IRP형에서는 KDB생명이 2.96%의 수익률로 1위를 차지했다. 교보생명과 동양생명이 2.52%의 수익률을 거둬들이며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생명도 2.36%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DB형은 회사가 운용 지시를 내리고, DC형은 근로자가 운용 지시를 내리는데 운용 성과에 따라 퇴직금 수령액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DB형 수익률이 DC형과 IRP형보다 낮은 수준을 보인다.
실제 같은 기간 DC형 퇴직연금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 흥국생명 1.75%를 보면 DB형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1.61%)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보험업계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디폴트옵션 도입에 따른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되면서다. 이에 따라 오는 6월부터 퇴직연금의 사전지정운용제도가 실시될 예정이다.
디폴트옵션은 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지정한 방법에 따라 퇴직연금을 자동 운용하는 제도다.
금융투자업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들이 디폴트옵션을 운영하고 있다며 제도 도입을 요구해 온 바 있다.
OECD 국가 가운데 한국을 포함한 4개국을 제외하고 모두 디폴트 옵션을 운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은 1981년 401k 제도를 도입하고 QDIA라는 디폴트옵션을 만든 이후 현재 7%대의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지난 1992년 슈퍼애뉴에이션 제도를 도입해 마이 슈퍼(My Super)라는 디폴트 옵션을 제도화해 2000년대 이후 연평균 7%의 수익률을 기록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험업계의 퇴직연금 수익률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때문에 보험업계에서는 디폴트옵션 도입에 따라 퇴직연금보험 가입자의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디폴트옵션 수익률을 활용한 퇴직연금 사업자의 서비스 능력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원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퇴직연금 사업자는 가입자에게 유리한 상품보다 수수료 등 사업자의 수익성 제고에 유리한 상품으로 디폴트옵션을 구성할 유인을 가질 수 있다"라며 "이러한 상품구성은 단기적으로는 퇴직연금 사업자의 이익증대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가입자의 금융상품 선택권을 제한하고 수익률 저하로 이어져 고객의 만족도가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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