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일 전남 영암 현대삼호중공업은 건조 중인 거대한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추진 컨테이너선이 도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작업자들은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면서도 선박 조업에 여념이 없었다.
국내 조선업계가 대형 컨태이너선등 고부가 가치 선박과 액화천연가스(LNG)선 등의 경쟁력을 앞세워 '수주 절벽'에서 탈출하고 있다.
특히 한국조선해양의 조선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은 국내 조선업계 가운데 컨테이너선과 LNG선, LNG 운반선 분야에서 차별화된 건조 기술을 갖추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삼호중공업의 수주도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의 매출 및 수주를 보면 2011년 매출 4조 8287억원 수주 38.8억불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걸어왔다. 2016년과 2017년 수주가 급감하면서 4조원을 넘던 매출은 2조원 대로 주저 앉았다. 그러나 2021년 친환경 선박 수주 증가로 매출 4조2500억원, 수주 55억불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 4조 5000억원, 수주 46억불의 목표치를 세웠다.
◆친환경 선박 수주에 활력 찾은 현장
지난달 초 찾은 전남 영암 현대삼호중공업은 건조 중인 배들로 가득차있었다. 조선소를 들어서자 세계 최초의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추진 컨테이너선으로 기록된 1만48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의 막바지 작업 등 활기찬 에너지로 가득했다. 강력한 한파와 폭설도 현장 근로자들의 열정을 막아서지 못했다. 이 곳은 단일 조선소 기순으로 인력(1만명)이나 시설 규모(70만평) 등에서 세계 4위 조선사로 꼽힌다. 특히 현대삼호중공업은 최근 전 세계에서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기술력 확보로 수주 물량과 수익선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의 LNG 선박 기술력은 글로벌 최고 수준이다.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선박 수주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선박을 위주로 수주가 이뤄지다보니 수익성도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조선업계는 IMO 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친환경 기술력을 바탕으로 10여년 만에 '초호황기'를 맞았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고부가가치 선박 전체 발주량(1940만CGT, 302척 규모)의 65%에 해당하는 1252만CGT(191척)를 수주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친환경 선박도 전 세계 발주량(1709만CGT) 중 64%를 따내 수주량 1위에 등극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현대삼호중공업 현장에서 느껴졌다. 우뚝 선 골리앗 크레인을 배경으로 끝이 보이지 않은 넓은 조선소 야드엔 친환경 선박 건조를 위해 근로자들과 각종 장비는 분주하게 움직였다.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는 "LNG선은 설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건조 자체가 힘들다"며 "중국 등 경쟁 업체들도 건조 경험을 축적하며 추격해고 있지만 기술 격차를 좁히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협력업체 인력난 심화
전남 영암군 삼호읍 대불국가산업단지(대불산단)는 현대삼호중공업과 분위기가 달랐다. 대불산단은 390만평의 부지에 320개 중소기업들이 자리하고 있다. 대부분 현대삼호중공업의 협력업체로 80%가 뱃머리, 조타실 등 선박에 들어가는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이다.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 호황을 맞았지만 대형 선박을 완성하는데 전체 공정에 80% 가량을 참여하는 하청업체의 인력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대불산단에 자리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으로 수주 납품 기안을 맞추기도 역부족인 상황이다. 현대삼호중공업 1차 협력업체 동신공업 김창수 대표는 "국내 조선업계가 7년여간 수주 절벽으로 일감이 줄어늘면서 많은 이들이 현장을 떠났다"며 "지난해부터 수주 물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조선업에 불황이 닥치자 본국으로 돌아간 외국인 노동자들이 코로나19 사태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김 대표는 "영암은 물론 거제와 울산 등 조선 업체를 보면 외국인 노동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라며 "현재 코로나19 장기화로 외국인 노동자의 입국이 어려워지면서 인력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에서도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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