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아파트 매입 비중 30% 돌파…서울은 무려 41.7%
거래 현장 "부모 도움 받아 매매하는 청년 대부분"
서울 내 집 마련 소요 기간 25년…청년들 '좌절'
전문가 "집값 정상화시키고, 공공주택 늘려야"
지난해 2030세대(10대 포함)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조사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아파트 유무에 따라 청년들의 빈부 격차가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부모의 경제적 지원 없이 수 억 원에 달하는 아파트를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030세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은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2030세대의 전국 아파트 매입 비중은 평균 31%로 집계됐다. 2019년 28.3%, 2020년 29.2%에 이어 처음으로 30%를 돌파했다.
◆2030세대, 서울 아파트 매매비중 41%
청년층의 아파트 매입 비중은 서울에서 더 두드러졌다. 서울은 지난해 2030세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41.7%로 40%를 넘어섰다. 2년 전(31.8%)보다 10%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2020년에는 37.3%를 나타냈다. 특히 강서구와 성동구는 2030세대의 매입 비중이 각각 51.5%, 49.0%를 기록해 절반을 넘었거나 절반에 가까웠다.
시장에선 지난해 이뤄진 아파트 거래 가운데 상당수는 전세를 낀 매매 즉, '갭투자'여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향후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질 경우 대출을 통해 집을 산 2030세대 영끌족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최근 몇 년새 2030세대에게 '갭투자'가 유행 처럼 번졌다. 부모의 경제력이나 대출을 통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투자가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다.
아파트 거래 현장에선 "대규모 대출을 일으키거나 부모의 도움을 받아 아파트를 매매하는 청년이 대부분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강서구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곳 아파트값 시세가 9억~10억원 정도 되는데 청년들이 매매하기엔 힘든 조건"이라며 "보통 신용대출을 일으키고, 부모에게 돈을 빌려 집을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강남구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대출을 최대한 받아도 부족하기 때문에 부족한 돈은 부모가 마련해 주는 경우가 많다"면서 "부모 도움 없이 강남에 집을 사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선 부모의 경제력 차이가 청년층의 빈부 격차로 세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청년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거의 그대로인 실질소득과 아파트값의 가파른 상승은 청년들의 내 집 마련 의욕을 꺾고 있다.
◆청년층 빈부격차도 심화 우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사에 따르면 2017년 서울 아파트값(99㎡)은 평균 6억2000만원, 처분가능소득은 평균 4520만원으로, 내 집 마련에 14년이 소요됐다. 반면 지난해의 경우 서울 아파트값은 5억7000만원(93%)이 올랐으나, 실질소득은 298만원(7%) 오르는 데 그쳤다. 내 집 마련에 소요되는 기간도 11년이나 늘어 25년이 걸린다. 사실상 대출이나 부모 도움 없이 집을 사기는 불가능한 셈이다.
동대문구에 사는 직장인 김동은(29)씨는 "잘 사는 친구들이 벌써 아파트에 들어간 것을 보면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느낀다"며 "평생 열심히 돈을 벌어도 서울에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청년 주거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달 경실련 정책국장은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청년층을 비롯해 무주택자,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의 주거 불안이 심화됐다"며 "정부가 나서서 정책적으로 집값을 안정화시키고, 공공주택을 늘려 주거 불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 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최근 1년간 1억원 이상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KB부동산의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월 서울 주택 평균매매가격은 7억9741만원에서 올 1월에는 9억979만원으로 1년간 1억1238만원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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