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부담…경기도로 이동하는 수요자들
경기권 주택 수요 오르자 집값도 덩달아 상승
경기 외곽 집값 10억원 육박…서민 부담 가중
#.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최준철(31)씨는 결혼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서울 아파트값이 치솟으면서 신혼집 장만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등으로 대출마저 쉽지 않자 최 씨는 경기도로 눈을 돌렸다. 그는 "서울에서 아파트에 들어가려면 매매나 전세 모두 10억원이 넘게 필요하다"며 "비교적 집값이 저렴한 남양주, 의정부 등 경기북부 지역으로 집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서울을 빠져나가는 '탈서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기권으로 주택 수요가 몰려서다. 하지만 늘어난 수요 만큼 경기지역 집값도 덩달아 상승하면서 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서울 집값 감당 안 돼 떠나요"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경기와 인천으로 전입한 인구는 40만6975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서울에서 경기로 전입한 인구는 36만2116명, 인천으로 전입한 인구는 4만4859명이다. 특히 서울에서 경기로 전입한 인구는 문재인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34만2433명에서 2018년 36만8536명으로 늘었다가 2019년 33만4293명으로 줄더니 2020년 37만5867명으로 급증했다.
집값 상승이 엑소더스 서울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의 주택 및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해 서울을 떠났다는 것. 실제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가구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3억8003만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근로자 월평균 소득(320만원)으로 서울에 아파트를 마련하려면 36년이나 걸리는 셈이다.
서울과 가까운 경기 주요 지역은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남의 경우 2017년 23만2487명에서 2021년 32만87명으로 37%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화성 28%, 과천 27%, 김포 25%, 시흥 22% 등의 증가율을 보였다.
◆탈서울로 경기도 아파트값 '껑충'
인구 유입이 늘어나면서 경기도 일대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경기도 내 전용 84㎡ 실거래량은 총 4만6587건으로 이 가운데 2509건이(5.39%) 10억원 이상 금액에 거래됐다. 지역별로는 성남 534건, 하남 462건, 수원 313건, 용인 305건, 화성 255건 등 17개 지역에서 10억원 이상 아파트 매매가 나타났다. 이는 2020년 10개 지역에 비해 7곳 늘어난 것. 거래건수 역시 1.5배, 비중은 2.7배가량 증가했다.
문제는 경기 집값마저 껑충 뛰면서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심지어 남양주, 파주 등 경기 외곽 지역 집값도 크게 올라 수요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남양주 호평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인근 다산동과 별내동의 집값이 10억원을 호가하면서 이 동네로 넘어 오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데 이곳도 5년 동안 집값이 3억~4억원 정도 오르면서 30평 아파트가 7억원에 거래된다"고 말했다.
파주 운정동 B공인개업소 관계자도 "GTX-A 노선이 예정돼 있어 서울로 출퇴근하려는 사람들이 자주 집을 보러 온다"며 "8억~10억원을 호가하는 집값을 보고는 깜짝 놀라 다시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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