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잇따라 안타까운 사고 발생
러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연탄값 추가 상승도 주시
대보수등으로 시멘트 생산 차질…자갈등 골재값 상승
"시멘트 공급 ↓, 골재값 ↑에 레미콘 공급 불안 우려"
시멘트·레미콘업계가 연초부터 대내외 악재로 고전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 1월 말 발효된 가운데 사업장에서 잇따라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처벌 수위'만 바라보며 잔뜩 움츠리고 있다.
게다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멘트 제조원가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이 추가적으로 오를 조짐을 보이면서 비상이다.
또 시멘트회사들마다 겨울철 대보수와 ESG 경영에 따른 환경개선투자로 공장 가동도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시멘트를 받아 레미콘을 제조하는 회사들도 자갈, 모래 등 골재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대응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때문에 3~4월 주택 건설 성수기를 맞아 시멘트와 레미콘이 부족해 자칫 '공급 대란'까지 예고되고 있다.
27일 시멘트·레미콘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29일 삼표산업 양주사업소에서 골재 채취 작업 중 토사가 붕괴되는 사고로 중장비 운전원 3명이 안타깝게 사망한데 이어 이달 21일엔 쌍용C&E 동해공장에서 시설물 건설공사 중 시공사 직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고용노동부는 사망사고가 발생한 삼표산업과 쌍용C&E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에 대해 한창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쌍용C&E는 사고 직후 이현준 대표집행임원 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이를 통해 사고 수습과 관계기관 조사,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3명이 사망한 삼표도 그룹에서 신성장실장을 맡고 있는 정대현 사장 등 최고경영진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3명의 유족들과 보상 방안에도 최근 합의했다. 삼표는 아울러 올해 200억원을 투자해 안전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만 삼표산업 이종신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첫 피의자로 입건되는 등 법망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고용부는 지난 11일 삼표산업 본사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증거를 찾는 한편, 본사 관계자들을 차례로 소환하는 등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삼표산업 관계자 조사 후 최종적으로 대표를 소환해 확인 과정 등을 거쳐 3~4월께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며 "지질구조 등 정밀분석 결과만 나오면 바로 준비는 돼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도 시멘트 회사들에겐 요주의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회사들이 시멘트 생산에 쓰이는 유연탄의 75%를 러시아에서 조달하고 있다. 나머지 25%는 호주산이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시멘트회사들이 재활용 등 순환자원으로 유연탄을 대체하는 비율이 점점 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연료의 77% 정도는 유연탄을 사용하고 있어 이번 전쟁 사태가 유연탄 수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산의 경우 블라디보스톡을 거쳐 수입되고 있어 전쟁에 따른 직접적 영향은 당장 없지만 유연탄 가격 추가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이 운영하는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유연탄(CFR 동북아 5750kcal/kg NAR) 기준가격은 지난해 11월26일 t당 124.19달러에서 이달 18일엔 190.25달러까지 오르며 t당 200달러에 더욱 바짝 다가섰다. 게다가 지속적인 유가 상승도 시멘트 운송비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시멘트 공급 부족도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시멘트회사들의 겨울철 정기 대보수가 길어지고 환경설비투자 등도 이어지면서 공장 가동에 제한을 받으면서다.
쌍용C&E의 경우 이번에 발생한 사고는 환경설비투자를 위한 건설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업계 전체적으로 총 35개 킬른 가운데 3월과 4월에만 각각 15개, 8개의 킬른 가동을 멈추고 보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쌍용C&E 동해공장만해도 킬른 보수 외에 추가 설비 투자에 따른 공사를 올해 9~10월까지 계획하고 있다.
시멘트, 자갈, 모래, 물을 이용해 레미콘을 제조하는 기업들도 시멘트 수급 불안, 자재값 상승 등으로 고민이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골재 가격이 지역별, 산지별로 천차만별이지만 자갈, 모래 등 골재값이 최근 3년 동안 매년 15% 안팎씩 오르고 있다"면서 "여기에 각종 요인으로 시멘트 공급까지 불안해질 경우 점점 성수기를 맞고 있는 건설 현장에 레미콘을 제때 공급하는 것이 힘들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 대형 레미콘사들의 경우 전국에 사업장이 산재돼 있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더욱 민감한 상황이다. 삼표산업만해도 현재 전국에 26곳의 레미콘 공장과 7곳의 골재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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