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목재 등 원자재값 폭등…골조업계 하도급 인상 요구
건설업계 하도급 인상시 전체 공사비 올라 난감
협상 결렬 시 골조업계 공사 중단 재개할 방침
우-러전쟁으로 원자재값 상승에 해외 사업 악화 우려
건설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삼중고' 때문이다. 먼저 공사비 인상 문제로 골조업계와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에 따른 원자재값 추가 상승이 발목을 잡고 있다. 향후 해외 사업 악화도 우려된다.
◆건설업계·골조업계 갈등 심화
건설업계와 골조업계가 하도급 단가 인상 문제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수급불균형을 겪는 철근, 목재 등 원자재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골조업계가 원자재값 인상분을 계약 단가에 포함해 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전국철근콘크리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3~8월 계약분) 대비 올해 철근과 각재·합판 가격은 50%, 기타 자재 가격은 40% 정도 치솟았다. 작업자 인건비도 형틀 재래식 15%, 알폼 시공 30%, 철근 시공 10%가량 올랐다. 연합회 측은 물가상승분을 고려해 계약 단가 평균 20%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회 관계자는 "물가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으면 골조 담당 하청업체들이 도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건설사들은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골조업계의 요구를 받아줄 경우 전체 공사비 상승은 물론 발주처가 이를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에서 자재값 비용이 절반까지도 차지하는데 물가상승분을 반영하면 공사비가 크게 올라 발주처가 거절할 것"이라며 "한 번에 계약 단가를 20% 올리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연합회는 단체 행동에 나섰다. 지난 2일 전국 40여곳 건설현장에서 연합회 회원사들이 골조 공사 중단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것. 공사 중단으로 인한 입주 지연 등 우려가 현실화되자 건설사들은 부랴부랴 연합회와 하도급 단가 인상 협상에 들어갔다. 연합회 측도 협상 기간 동안은 공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협상이 결렬될 경우 장기간 공사 중단은 불가피해 보인다.
김학노 전국철근콘크리트연합회 서울경기인천연합회 대표는 "건설사 측에서 성실히 협의하겠다는 답변을 받고 연합회도 공사 재개를 결정했다"며 "다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장기간 공사 중단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우-러 전쟁
우-러 전쟁도 건설업계엔 악재다. 국제 정세 불안정으로 원자재값이 급등하고 있어서다. 실제 러시아는 원유, 철광석, 유연탄, 니켈 등 주요 원자재 수출국이다. 우-러 전쟁으로 국제유가는 최근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며 1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문제는 산업의 기본이 되는 원유 가격 상승이 건설 자재 전 분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철근 가격이 급등하면서 건설사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달부터 출고하는 철근 기준가격을 3만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제강사와 직거래하는 건설사들이 구매하는 가격인 건설향 기준가격은 기존 99만1000원에서 102만원으로 올랐다. 제강사가 대형 건설사로 넘기는 철근 기준가격이 1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역대 처음이다.
B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자재비에서 철근이 차지하는 비중이 25%에 달하는데 철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공사비 부담이 커졌다"며 "골조업계 갈등, 원자재 인상 등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모든 일이 한 번에 터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사업 악화도 우려된다.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대한 제제 수위를 강화하면서 사업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렵연합(EU)은 최근 러시아 은행 7곳에 대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퇴출을 결정했다.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제외되면 다른 나라 은행과 결제대금을 주고받을 길이 사실상 막힌다. 현재 러시아엔 9개 국내 건설사가 현지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자재 수급이나 공사대금 수령이 어려워지면 최악의 경우 사업 철수까지 발생할 수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국토교통부와 관련 상황을 신속히 공유하고 시나리오별로 대응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스위프트와 같은 경제재재가 장기화되고 강화되면 국내 건설사들이 수행 중인 사업 수주 활동이 중단되는 등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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