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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업계

시멘트 수급 대란…중소·중견건설사 도산 위기

러-우 전쟁으로 시멘트 수급 불안, 가격 폭등
일 평균 150만t 재고량에서 72만t으로 줄어
자금력 약한 중소·중견건설사들 도산 걱정
공사지연 등으로 인한 보상금 물어내야 해

지난 28일 강원도 한 시멘트 공장의 BCT(벌크시멘트트레일러)차량 대기장소가 텅 비어있다. 일주일 전만 해도 대기차량으로 꽉 차 있었지만 시멘트 수급대란으로 대기를 포기한 상태다./한국시멘트협회

중소·중견건설사들이 도산 위기를 걱정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멘트 수급이 불안정한 데다 가격마저 폭등했기 때문이다. 기간 내 공사를 끝내지 못하면 지체보상금 등을 물어내야 하는 탓에 자금력이 약한 중소·중견건설사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30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시멘트 재고량은 72만톤이다. 평시 유지했던 150만톤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봄 성수기 때 전국 하루 출고량이 20만톤인 것을 고려하면 3일치 분량밖에 남아있지 않은 것. 최악의 경우 오는 4월 전국 공사현장이 '셧다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멘트 대란을 겪는 이유는 시멘트 생산에 필요한 유연탄 수입 경로가 막혔기 때문이다. 실제 러-우 사태로 유연탄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와의 거래가 중단됐다. 러시아산 유연탄은 국내 유연탄 수입의 75%(2721만톤)를 차지한다. 사실상 수급 경로가 막힌 상황이다. 여기에 러시아산 유연탄의 대체 공급처인 호주에 최근 열흘간 내린 집중호우로 유연탄 광산 대부분이 물에 잠기며 수급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급 불안정으로 가격도 폭등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를 분석한 결과 지난 25일 유연탄 가격은 톤당 210달러로 1년 전(74달러)보다 3배 이상 급등했다. 시멘트 제조 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의 상승은 시멘트값도 올렸다. 시멘트값은 지난해 7만원대에서 올해 2월 9만3000원대까지 뛰었다.

 

건설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시멘트 등 건자재 수급 대란으로 공사지연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형건설사는 상황이 낫다. 대형건설사는 위기 상황을 고려해 수급이 원활히 될 수 있도록 시멘트업체와 연간계약을 한다. 시멘트업체는 연간계약을 한 건설사에 시멘트를 우선 공급한다.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대형건설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문제는 중소·중견건설사다. 자금력이 부족한 탓에 월간 단위나 상황에 따라 계약을 한다. 러-우 사태로 인한 원자재 대란 등 위기 상황에서 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제때 시멘트 등을 공급받지 못하면 공사 지연은 불가피하다. 이에 따른 지체보상금도 지불해야 한다. 결국 빚을 내서라도 더 비싼 값에 시멘트를 공급받아 공사를 마무리할 수밖에 없다.

 

또 수급난으로 공사비는 증가하지만 분양가는 올려받을 수 없다. 분양가 상한제 때문이다. 적자 공사를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중소·중견건설사들은 도산 위기를 걱정하고 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시멘트 수급 불안정이 계속되면 조만간 공사가 중단될 것 같다"며 "원자재값도 크게 뛰어 적자 공사를 하고 있다. 버티는 것도 한계인데 이러다간 도산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중소·중견건설사의 경우 자본력이 약해 대부분 차입을 통해 원자재 거래를 하는데 시멘트값 등이 갑자기 오르면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공사를 제때 해도 손해고, 늦어져도 지체보상금 때문에 손해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시멘트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안정적 시멘트 수급을 위해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이들은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량을 한시적으로 추가 조정해 시멘트 생산량을 증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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